‘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자서전을 남기고 떠난 고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사에 별이 됐다. 그의 이름처럼 세계의 중심이 되려는 도전은 결국 허공으로 사라진 채 임직원은 물론 나라에 큰 근심을 남긴 그야말로 대우(大憂)그룹이었다. 분식회계와 베끼기로 쌓았던 대우그룹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IMF)라는 치욕스러운 시절에 여지없이 사상누각이라는 것을 보여준 채 사라졌다. 대우증권, 대우건설, 대우전자, 대우자동차, 대우조선소 등 41개의 계열사와 396개 국외 지사들이 분식회계와 기술 베끼기로 세워진 대우 왕국이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허위로 조작된 분식회계와 자체 기술 개발 없이 사 온 기술로 짜깁기한 짝퉁이었다. 한국의 기업 흥망사에서 보듯
코오롱, CJ, 네이버 등 19곳의 주요 대기업 집단, 일명 그룹의 총수들이 계열사 이사직을 전혀 맡지 않고 있고, 또 그 추세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경영을 총수 본인이 직접하지 않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진에 맡겼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회사 주요 현안에 대한 원안 가결율은 99.6%로 거의 100%에 가까웠다. 얼핏 보기에는 본인들이 이사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사외와 사내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 회사를 위임한 책임경영체제가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건으로 내건 현안에 대한 이사회 결의는 거의 100%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나 이사회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살 수 있다. 안건으로 통과된 결의 사안이 문제가 발생하면 사내·외 이사들에게 책임이 돌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이틀 앞두고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급 회동하고,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내년도 예산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의 여야 4+1 단일안(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정기국회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8일 여야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빠진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합의 처리를 위한 마지막 조율인 셈이다.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한
[사설] 추미애, 중용의 도를 통해 갈등 치유 바란다 최종걸 주필 jgchoi62@dtoday.co.kr중용(中庸)은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중용의 참된 뜻은 알맞음과 꾸준함이 서로 떨어지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모자람이 없는 것으로,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중덕(中德) 뿐만 아니라 꾸준한 용덕(庸德)을 겸비해야만 비로소 이뤄질 수 있다.청와대가 차기 법무부장관 후보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추 의원은 1997년 대선 당시 '반(反)호남' 정서가 몰아닥쳤던 고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으로 나서는 데 갈등과 걸림돌로 작용하는 제도와 규제를 보완하고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밝혔다. 4일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밝힌 ‘4+1’이란 ▲기존산업 혁신과 생산성 향상 ▲신산업·신시장의 신규창출 ▲혁신기술 확보·연구개발 혁신 ▲혁신 인재·혁신금융 등 혁신자원 고도화 등 4가지 전략 분야와 이들 분야를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소위 제도·인프라 혁신 등이다. 내년 1월 중으로 5~10년 내 파괴적 혁신을 유발할 미래 유망아이템을 발굴해 '성장동력 2030 발전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정책 속에는 이를 가로막는 기존의 법과 제도를 철폐하거나 개선해야 하는 갈등도 숨겨있다. 특히 원격의료나
지난주 남산길 산책 이후 들른 밥집에 4명의 중년이 옆자리에서 저녁을 하고 있었다. 옆자리에서 환담하는 여러 이야기 중에 왜 자유한국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을 반대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이야기를 각자의 의견과 함께 나누고 있었다. 문재인 정권에서 공수처법이 발효되면 결국 현 정부 고위공직자나 친인척이 표적이 될 텐데 왜 반대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논리를 폈다. 또 다른 이는 왜 굳이 자기들에게 화살로 돌아올 수 있는 공수처법을 도입하려고 하는지 그것도 궁금하다며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바로 그 공수처를 만드는 법적 장치인 일명 공수처법을 포함한 4대 개혁법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바람에 내년도 예산안을 포함한 199개 법안 의결이 모두 대기 중이다. 예산안을 포함한 199개 법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논란에 청와대를 포함한 검찰과 경찰 등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있다. 당시 당사자 중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사의를 표명했고 해당 수석실 검찰 파견 수사관은 돌연 자살로 아까운 목숨을 버렸다. 감찰 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우선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은 금융위원회 재직 시 비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더는 공직에 나서지 않았어야 옳았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자리에 있을 당시 공직자 윤리강령을 어기고 뇌물을 받았지만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사표로 대신했다. 이후 다시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우회한 뒤 부산 경제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전격적으로 본회의에서 결의할 19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지연 발언)를 신청하면서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는 결국 올스톱 됐다.패스트트랙 등 쟁점법안 4개를 제외한 나머지 195개는 여야 또는 야당인 한국당이 법안을 발의했으면서도 모든 법안의 본회의 결의를 막은 셈이다. 특히 4대 개혁법안중 패스트트랙 법안은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공약집에 명시된 개혁법안이었다.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198개 법안 중 순수하게 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26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
북한을 이용해서 선거국면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시도는 자유한국당 뿌리인 과거 민주정의당 소위 민정당 시절부터 단골 메뉴였다. 휴전선에서 총 좀 쏴달라든가 의혹으로 남고 있는 대한항공(KAL) 공중 폭파사건 등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집권도 해봤고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기도 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멀쩡한 상대 후보를 빨갱이 몰이로 색깔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소위 포괄적 북풍(北風) 몰이였다.세월 따라 북풍도 변화하고 있다. 우방국까지 끌어들이는 형국이다.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
재벌가와 연예계 그리고 정치인 자녀들부터 10대에 이르기까지 마약과 관련한 범죄행위로 연간 1만명 이상이 법의 심판대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하루 술값 1억원이 넘는 강남 한복판 클럽에서 마약 투여는 덤이었다. 현대와 SK가 3세들 뿐만 아니라 정치인 자녀들도 심심치 않게 마약 투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최근 수년 전부터 마약과 관련된 범죄 건수가 연간 1만명 이상으로 굳어져 우리나라도 마약 주요 소비처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판이다.유통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쉽게 구매할 수 있으므로 그에 따른 범죄 건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취임 이후 대외 외교정책으로 천명한 정책이 신남방정책이다. 우리 외교를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높여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었다. 신남방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1월 9일(현지시각)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공식 천명한 정책이다.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 등 이른바 ‘3P’를 핵심으로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높여 주변 4강국 수준으로 우리의 외교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여기에는 상품 교역 중심에서 기술, 문화예술, 인적 교류로 그 영역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우리의 교역 시장을 다변화하는
어쩌면 한국은 지난 1945년 8월 15일 이후 미국과 일본의 최전선 역할을 해오고 있다. 소위 동맹이라는 이유 하나로 일본은 편승해온 셈이다. 요즘 외교가에 등장한 무임승차론이다. 대한민국군은 육상, 해상, 공중에서 미국의 태평양 방위라인의 최전선 혈맹 군 역할을 하는 동안 일본의 역할은 없었다. 대한민국 전체예산의 상당 부분을 투입, 최전선 역할을 하는 동맹국 한국에 대해 미국과 일본 정부가 최근 벌이고 있는 행태는 동맹국인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느닷없이 지난 7월 4일부터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8월 2일에는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및
제30차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및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가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이자 문재인 정부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신남방정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들 아세안 국가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나라와 중국에 이어 제2위 교역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 아세안 교역 규모는 1597억달러로 중국(2450억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국보다 근소하게 앞서 우리에겐 소홀히 할 수 없는 또 더 격상시켜야 할 무역 상대국이 됐다. 한국의 10대 무역국 중 아세안 국가들에 해당하는 나라는 베트남(3위·8.9%), 인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결과적으로 자국 기업들에게 불똥이 튀자 짜맞추기 땜질처방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갈등에도 오히려 중국의 대미 수출은 늘어나는 반면 자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관세로 인해 볼멘 소리가 높아지자 수습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자국 애플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미 상무부가 자국 기업들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는 라이선스(면허) 발급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신청한 건수가 약 290건에 이른다”면서 "우리는
대한민국 앞에는 수많은 과제들이 있다. 당장 몇일후면(23일 0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시한이다. 또 미국은 본토 한국담당외에 주한 미국대사까지 동원해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내라는 청구서를 들고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국회는 4대 개혁법안을 놓고 여야간 한치 양보도 없는 수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민생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익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현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들이다. 이러한 때 문재인 대통령은 2시간 가까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현안들에 대한 국민의 질의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직전 여야 정당 대표들과 청와대 회동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 대화’라는 주제로 300여명의 패널들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일본 포털업체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ZHD)’가 경영 통합을 위한 자본제휴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8일 공식 발표했다. 양사 경영진 및 경영 통합을 내년 10월까지 완료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다. 목표대로라면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1억명 이상의 고객 기반을 둔 한일 합작플랫폼 기업이 탄생한다. 국내 네이버의 자회사가 해외에서 메신저 서비스로 일본 내에서 8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둔 성공사례에다, 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들 둔 야후 재팬 간 통합이 몰고 올 플랫폼 기류 변화는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라인의 작년 매출은 2071억엔(약 2조2245억원), Z홀딩스는 9547억엔(약 10조2548억원)으로 두 회사가 경영 통합을 이루면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복지 명목 예산 집행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세수 부족분을 메꾸기 위해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소위 마이너스 통장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집행은 늘어나서 부족분 만큼 국채를 발행해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증권 누적 발행액이 49조원으로 사상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증권은 국고금 출납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부족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단기(63일 또는 28일 물) 유가증권으로 반드시 연내 상환해야 한다. 쉽게 말해 일반 국민이 쓰는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경우로 월급날까지 기다릴 수 없어 마이너스 통장에서 마이너스 지출 규모를 늘리는 행태다. 당장 현금이 없으니 본인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부산에서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10개국 정상회의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벌써 3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와 아세안 정상 간 회의이고, 참가하는 10개국 모두는 남북한과 공식 수교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문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3차례 정상회담을 북한 측에서 했고 답방을 약속한 만큼 이번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회로 참석할 가능성에 기대가 큰 그것도 사실이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9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참석, '오는 11월 김 위원장이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참석 가능성이 있느냐?'는 국회 의원들의 질문에 "비핵화
정부가 13일 발표한 '고령 인구 증가 대응 방안'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 주문하고 싶다면 더 빠르게 빈틈없이 해야 한다.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서 그 대책과 정책도 그와 비례해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이날 발표한 다방면의 정책 중 우선 주택연금 가입 나이를 기존의 60세에서 55세로 낮추고 주택을 담보로 한 기준선을 공시가 9억원 이하 주택까지 확대했다. 우리나라처럼 노동의 유연성이 단절돼 있고, 50대 중반이면 평생 몸담았던 직장에서 떠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에서 노후 생
재벌 총수 일가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170개 계열사를 두고 총수의 전위부대 역할 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 밀어주고 끌어주는 방식으로 일가 간 이익을 독식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주나 2세와 3세들이 회장인 대기업 집단들의 한국형 재벌그룹 가운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경우라도 회장 일가가 여전히 170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직접 지배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회장 일가의 사익에 악용될 잠재적 위험에 노출됐다. 지주회사 체제를 갖춰더라도 재벌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일반 그룹보다 높았다. 이 같은 사실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 11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2019년 9월 말 기준) 결과를 발표하면서 밝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