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을 국민전체의 봉사자라고 하지만 공무원을 봉사자로 믿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관이 정하면 민은 따라야 한다는 관존민비의식이 엄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은 정부부처가 모두 상전이다. 금융회사, 통신회사, 건설회사 등 나름 힘 있는 대기업도 국세청, 금융감독원, 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공무원의 한마디에 회사 운명이 오락가락한다. 국립대학도 교육부가 상전이다. 배 놔라 감 놔라 간섭이 심하다. 대학의 자율은 없고, 대학 역시 돈 때문에 맹종이 몸에 배어 있다. 가히 대한민국은 공무원의 나라다. 모든 재판에서 당사자들은 판사에게 죽어지낸다. 밉보이면 재판에서 지게 되니 변호사는 법정에서 재판의 내용보다 판사의 눈치에 더 큰 신경을 쓴다. 당당한 변호사의 모습은 영화
[일간투데이 일간투데이] 지난 3월 15일,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긴급 외신기자 회견을 하였습니다. 하노이회담에서 미국의 태도에 대해 조선 최고지도자의 평가는 ‘미국식 계산법’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최선희 부상은 미국의 ‘기이한 협상태도’라고 했습니다, 그런 식이라면 조선은 미국과 더 이상 협상할 수 없다는 것이 최선희 부상의 기자회견 내용의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조선을 미국과 대등한 핵 무력을 가진 ‘전략국가’로 인식하고 협상장에 나오거나. 미국이 조선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굴복시키기로 나온다면, 북한 스스로 고쳐주는 방법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볼턴 등, 미국 네오콘들의 생각이 쉽게 고쳐질 것 같지는 않을 것
세상사 사람에 달려 있다. 가정, 기업, 국가에 이르기까지! 그래서 사람을 잘 써야 한다. 인재 판단의 기준은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대체로 전문성, 성실성, 도덕성 등이 기본 요건이다. 그렇다. 사람이 가치를 창출한다. 좋은 인재가 현실의 난관을 타개하고 미래를 이끌어 간다. 세계적 기업도 뿌리를 지탱하는 힘은 큰 공장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인재인 것이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은 ‘인재제일주의’를 기업 이념으로 삼고 있다. 중견·중소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춘추전국시대 관자는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용(龍)은 풍수학에 있어서 가장 광범위하고 다양하고 많이 사용되는 키워드이다.용이란 단어는 풍수학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풍수자체이다. 용에 대한 깊은 성찰이나 분석 또는 통합적인 개념파악이 없이 풍수학을 개괄하기는 어렵다.풍수학에는 다섯 가지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이를 오결(五訣)이라한다.오결은 용·혈·사·수·향을 말한다. 오결은 제각각 풍수학에 있어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일이다. 용은 땅 전체를 의미하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결은 용에 포함되어 있는 개념이다. 혈도 용 위에 존재하며,
[일간투데이 홍성인 기자] 한국 화장품이 최근 급성장을 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있는 상황이다. 소비재 품목임에도 어느새 한국 화장품은 수출 효자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고 심지어 향후 국내 수출산업의 먹거리 산업으로 인식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이 한국 화장품의 중흥을 이끈 주역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는 충분히 근거 있는 말이다. 두 기업 모두 화장품 분야에서만 1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한국 화장품 기술 개발에 있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 둘 기업 외에 한국 화장품 인지도 향상에 기여한 기업들은 더 존재한다. 화장품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이들은 한국 화장품
최근 몇 년간 나라도 개인도 극도의 불신 속에서 상호비방이나 내로남불식의 비난을 가하면서 공동체정신이 매몰되고 이기주의와 편가르기가 일상화된듯한 느낌이다. 공동체 문화가 과도한 상명하복식이어도 문제이지만 위아래가 없는 무질서한 모습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나라도 개인도 타협과 조정, 협상과 대화보다는 나는 정의고 너는 불의이니 상대가 멸종할 때까지끝까지 투쟁한다는 식의 문제해결방식은 가장 후진적인 방식이다.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양 극단의 무리지은 이전투구는 가장 야만적이고 동물적인 모습이다. 인간은 동물과 다른 만물의 영장이다.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대화의 장에 모두 나와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은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적법해야 한다. 그
[일간투데이 일간투데이] 요즘 나라가 소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왜 이렇게 세상이 시끄러울까요? 그것은 한마디로 도덕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가수 승리와 정준영 사건은 경찰과의 유착, 성폭행, 마약 의혹 등으로 번졌습니다. 이후 승리가 성매매 알선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함께 정준영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 등을 공유했다는 의혹이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젊은 아이돌 가수들의 타락한 생활상은 죄의식이 없는 황금만능주의에서 비롯된 적폐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도덕이 아닌가요? 워싱턴 D.C. 지하철 랑팡역에서 있던 일입니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에 야구 모자를 눌러 쓴 청년
'성(性) 윤리' 확립이 절실하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두 가지 고민을 털어 놓았다. 제 선왕 자신이 재물과 여색을 좋아한다는 '고백'이었다. 먼저 재물에 대한 맹자의 조언은 이렇다. "임금께서 재물을 좋아하시는 것이 백성들과 함께 한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王如好貨 與百姓同之 於王何有)?" 백성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해 군주가 재물에 밝은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다른 고민거리인 호색(好色)에 관해 맹자는 이렇게 비유적으로 도움말을 주었다. "옛날 주나라 건국시조 문왕의 조부인 태왕(太王)은 여색을 좋아해 그의 부인인 태강(太姜)을 무척 사랑했습니다. '시경'에 이르길 '태왕은 난리를 피해 서쪽 물가를 따라 동쪽으로 말을 타고 달려가서 기산 밑에 이르러 부인 강녀
노동자와 교육자는 본질적으로 그 기능이 다르다. 노동자는 '육체노동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킨다면, 교육자는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교육이란, 사전에 "①가르치어 지식을 주고 기름. ②성숙하지 못한 사람의 심신을 발육시키기 위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계획적-조직적으로 행하는 교수적(敎授的) 행동"으로 돼 있다. 노동자의 육체노동과 교육자의 교수적 행동은 차원이 다르다. 노동자의 육체노동은 도구(문질)를 사용해서 물건(생활용품)을 만들어내는 거라면, 교육자의 정신행동은 지식과 교양으로 성숙한 인간을 양성하는 기능을 한다. 노동자의 대상이 도구(물질)라면, 교육자의 대상은 인간(학생)이다. 도구(물질)를 다루는 노동자와 사람과 관계하는 교육자를 동일시해선 곤란하다. 이 둘을 동일선
얼마 전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간송 전형필 전시회(동대문디자인 플라자)를 다녀왔다. 간송이란 산골짝의 맑은 물과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를 뜻한다. 간송은 나이 스물네 살 때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다. 당시 조선 거부 40인 안에 들었다고 하니, 하늘이 내린 재산이었다. 간송은 휘문고등학교와 와세다 법대를 졸업했다. 부친의 강권으로 변호사의 길을 걸으면서 동포를 위한 변호를 염두에 뒀는데, 조선의 문화를 지키는 선비의 삶을 선택했다. 먼저 간송은 민족의 얼을 ‘모았다’. 그림, 글씨, 책, 도자기 등은 한 나라의 정신적 기둥이자 자존심이다. 간송은 혼신의 힘을 다해 민족의 얼을 모으고 또 모았다. 민족의 얼과 혼이 서려있는 작품들은 한두 푼으로 구입할 수 없는 것들이고, 또 돈이 있어
[일간투데이 일간투데이] 인간의 본성이 선한 것인가 악한 것이냐 대해서는 수천 년 전부터 의견이 분분했던 것 같습니다. 인간은 선과 악 중에서 어느 한 쪽을 타고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요? 그 대표적인 이론으로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이 있습니다. 맹자에 따르면, 사람의 본성은 선으로 갈 수 있는 네 가지 단서(端緖)를 천부적으로 갖추고 있는데, 그것은 측은함을 느끼는 마음[惻隱之心],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羞惡之心], 양보하는 마음[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是非之心]이 그것입니다. 이에 비해 성악설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동물적인 욕망에 주목하고, 이를 방임하면 결국 악이 번져 사회가 무너지므로, 외부의 강제나 규범에 의해 인간의
아, 맘껏 숨 쉬게 하는 맑은 공기가 얼마나 고마운지! 참으로 새삼 느꼈다. 물론 깨끗한 물, 따뜻한 햇볕, 그리고 내 주변의 분들까지 그 귀한 가치에 진정 감사할 따름이다.사실 요 며칠 전 미세먼지가 최악의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할 땐 질병과 고통 끝에 '세상 종말'이 이렇게 올 수도 있겠구나 라고 객쩍은 불안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다 맑아진 하늘을 보며 다시 유쾌한 일상으로 돌아왔다.사실 예로부터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어 공기 흐름을 바꿔 주고 열흘에 한 번씩 비가 내려 대지를 적셔 주는 것을 이상으
[일간투데이 홍성인 기자]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평가위)의 종합 평가에서 3개 보를 완전 또는 부분 철거하고 2개 보를 상시 개방하는 안을 제시하자 지역 주민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에서는 평가 제시안을 토대로 6월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원안 그대로 결정 날 가망성이 높다. 이번 발표가 있은 후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점이다. 4개 분과별로 구성된 평가위는 전문가 75%, NGO 23%, 법률가 2%로 분포됐다. 애초 4대강 사업 추진 목적 중 용수 공급, 치수 등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취지를 감안한다면 평가위 인적 구성부터 편향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평가위
걱정이란 무엇인가요? 걱정은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감정을 의미합니다. 불안(不安)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요. 비슷한 말로 심려(心慮), 염려(念慮), 근심(根尋) 등이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은 일란성 쌍둥이라고 합니다.그러니까 근심걱정은 불안과 초조, 당황과 낙담이 일으키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근심걱정은 두루 쓰는 말이지만, 각각 나뉘어 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는 있습니다. ‘근심’이 기왕에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 현재 불안의 상태로 나타난 것입니다. 반면에 ‘걱정’은 미구에 닥칠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은 군대를 정련하는 데 있지 않다. 진나라가 군대를 일으켜 천하를 점령했지만 무력을 남용해 멸망했고, 항우는 폭력을 숭상하다 결국 사라졌다.(善爲者不師 秦而興兵占領天下 窮兵機式而亡 及項羽尙暴而滅)." 중국 송나라 때 문신 이방이 황제의 명을 받들어 편찬한 '태평어람(太平御覽)'에 소개된 글이다. 전쟁 준비만 하면 망국에 이른다는 경책을 역사적 사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중대 고비를 맞이했다.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도출에 실패한 것이다. 북한과 미국 모두 군대를 동원해 전쟁하지 않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를 가져오는 상생의 길
팔갑전산(八甲田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영화화된 그 소설은 1902년 일본 제국군이 러일전쟁에 대비해 동계시범훈련을 하다가 대참사를 겪은 실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치밀하게 준비한 31연대는 무사히 귀환했으나 부실한 준비로 나섰던 5연대는 길을 잃고 11명의 생존자 외에 모두 얼어 죽는다. 살아남은 11명도 3명만 사지가 멀쩡했으며(손발가락은 제외) 나머지는 팔다리를 동상으로 절단해야 했다. 여기에서 교훈으로 삼아야할 점은 지도자의 상황판단이다. 영하 20~3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와 눈보라 속에서 무사히 귀환하는 길은 31연대처럼 그 산간지역주민을 안내인으로 쓴다거나 민가에서 숙박하는 등 신속하게 대처하는 유연성에 있다 하겠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유연성 있게 신속히 대처하는 적응력을
100년 전 오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전 국민이 일어섰다. 당시 조선총독부 기록에 의하면, 숨진 사람만 7천509명, 부상자 1만5천961명, 투옥된 사람이 4만7천명이라고 한다. 총독부 기록이니 시위자를 줄였을 수 있는 통계인데, 당시 인구 1679만 중 200만 명이 넘게 투쟁대열에 참여했으니, 일제에 대한 전국가적 ‘항거’였다. 대규모 거사를 모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던 총칼의 무단통치 시절, 전 국민이 봉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헌법적으로 3·1 운동은 국민이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해줬다. 조선이나 대한제국 당시의 국민은 임금의 백성으로 신민(臣民)에 불과했고, 국가권력의 단순한 지배객체로 취급됐지만, 3·1 운동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모든 국민이 지
[일간투데이 일간투데이] 삼족정립(三足鼎立)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鼎)은 3개의 다리가 달린 솥의 모습을 나타낸 글자이지요. 그러니까 정립(鼎立)은 ‘솥의 세 발처럼 서다’라는 뜻으로, 세 사람 또는 세 세력이 솥의 발과 같이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 발의 각도가 120도를 이루는 자세는 다른 어떤 형태보다 안정과 균형을 상징합니다. 삼각대나 삼발이의 발이 세 개인 것도 같은 이치(理致)이지요. 하지만, 정립(鼎立)에도 안정된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세 발은 길이와 굵기에 있어 동일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느 하나의 발이 짧거나 가늘다면 균형 잡힌 힘으로 무게를 지탱할 수 없습니다. ‘정’은 고대 기물(器物)의 일종으로 토기, 혹은 청동기이며 고대 그리스 신탁이
세계화·지방화는 시대 흐름이다. 글로벌과 로컬의 시너지, 이른바 글로컬(Glocal) 시대다. 지역 특성을 살린 상품과 문화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판매하는 일이야말로 선진국 형 지방자치의 모델인 것이다. 문제는 국민 63%는 '지방자치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는 필요한데, 중앙집권적 행정체계, 단체장과 지방의회 행태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인 이율배반적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천명했다. 대한민국에 만연한 격차를 현재와 같은 중앙집권적 국가 운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대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가시적 성과도 적잖다. 지난해 12월 8일 2019년도 정부예산과 지방세법 등 예산부수법안 국회 본회의를
[일간투데이 일간투데이] 수양대군은 계유정란으로 정권을 잡은 후 자기가 왕이 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다. 그러나 역모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수양대군 자신이 아버지 세종의 뜻을 거역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조가 왕권을 잡던 시기의 조선 신하는 죄다 세종의 충신들이었다. 수양대군을 따르지 않는 70여명이 넘는 세종의 충신들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난 뒤에야 그의 왕권찬탈은 성공할 수 있었다. 세종 때 길러진 신진사대부 즉 조선의 대들보 수 십명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왕조의 인적시스템이 파괴되었으니 조선이라는 왕국도 그 내적에너지에 커다란 손실을 입었다. 이 손실은 불안과 불신, 권모술수 그리고 정통성 상실이라는 전대미문의 가치관 붕괴가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계유정난을 일으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