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이 화두다. 먹고사는 문제는 인간 존재의 기본요건이다. 권력자는 권세와 명예, 더 많은 재물 등을 꿈꾸지만 소시민은 당장 오늘의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먹고사는 문제를 근본으로 여긴다.(王者以民爲天 而民以食爲天)”라고 사마천이 ‘사기(史記)’에서 강조한 이유이다.그렇다. 민생이 도탄에 빠지면 공동체 존립을 위한 동력을 잃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지고 질시와 증오, 갈등이 증폭되면서 국가발전의 에너지가 상실되게 마련이다. 당연히 살기 좋은 선진
1909년 10월 26일 중국의 하얼삔 역에서 총성이 울렸다. 탕!탕!탕!한발은 가슴 두발은 복부에 적중했다. 총탄 세례를 받은 인물은 제국주의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였다. 숨진 이의 본명은 하야시 도시스케(利助)다.총을 쏘은 이는 물론 안중근 의사였다.당시 현장에서 이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했던 싱가포르의 자유 신문 기자는 후일담을 남겼다. 이토의 장례는 국장으로 행해졌지만 사생활이 문란했던 터라 초라하게 치러졌다고 전했다. 그는 조국인 일본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는 하다. 하지만 일본인의 마음을 사
최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관훈토론회에서 문재인씨가 집권하면 박근혜 패권에서 문재인 패권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더불어 민주당 안에서는 패권주의가 많은 논란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반 전총장의 주장은 문재인씨가 정권교체를 주장한 데 대한 반론이지만 패권주의문제는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왜냐하면 그동안 정당 내 패권주의는 당내 문제로 취급됐지만 최순실 사건이 터지면서 권력운용의 탈선우려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즉 최순실 사건의 핵심은 대통령권력을 비선에서 좌우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
탄핵, 특검, 청문회로 나라전체가 어수선하다. 모든 매스컴이 하루 종일 최순실 모녀사건에 경쟁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 시시각각의 보도가 흥미롭다보니 매스컴에서 눈을 떼기 어려운 것도 사실인데 맥 놓고 끌려 다니다간 허탈감으로 정신과 치료라도 받아야 할 지경이다. 차라리 세상 소리를 끊고 싶은데, 그렇다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에 귀를 닫을 수도 없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검찰 불공정수사로 등장한 특검최근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이슈는 특검이다. 특별검사란 정규의 검찰직 밖에서 독립적으로 수사 및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로서, 미국이
중·고등학교 교육을 병들게 하고 있는 집중이수제도는 한국교육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객관식 위주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기인한다. 옛날에는 4지선다형 시험을 보다가 개선해서 나온 것이 5지선다형으로 한 개의 정답 또는 간혹 두 개의 정답을 선택하는 시험이다. 그리고 학교선생님들의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고 약간의 주관식 문제가 추가됐다.언어를 이해하고 활용하고, 수학이 가져다주는 논리적인 사고는 필요 없었다. 영어로 대표되는 외국어는 학생들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괴물이 되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외국어 교육에 전념하도록 천문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다니던 회사가 1차 부도가 났다. 그 날은 기자와 점심약속이 있어 회사 근처 식당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법인카드를 꺼냈는데 ‘결제 불가’였다. 주거래 은행이 카드를 정지시킨 것이다. 결국 음식값은 기자가 냈지만 점심 대접을 하려고 만나자고 했던 내가 머쓱하게 되었다.다행히 2차 부도는 면하고 회사는 겨우 회생하였는데 광고와 홍보를 담당하던 나는 광고 예산이 없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직을 결심했다.■ 홍보는 돈 안드는 광고광고에는 예산 투입이 전제된다. 미국 마케팅학회의 정의에 따르면 광
세월의 빠름을 일컫는 말이 적지 않다. ‘흐르는 물’, ‘달리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격’ 같은 표현을 꼽을 수 있다. 새해 인사를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월 말, 설이 코앞이다. 가는 세월은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이다. 고려 말 문신 우탁의 시 ‘백발가’는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청나라 때 문인 관료 이방응(李方膺)은 유수 같은 세월의 허전함을 시 ‘소나무 그림에 부쳐(題墨松圖)’에서 “그
권력은 변한다. 유한하다. 권세가 10년을 넘기지 못하기에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다. 무상(無常)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사람들은 힘 있는 자에게 줄을 대고, 측근임을 과시하며, 힘을 휘두르다 종국엔 본인도 당한다. 밝고 따뜻한 불만 쫓다 타죽는 부나방처럼!한때 ‘미스터 법질서’로 불렸던 김기춘 전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혐의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법 위의 군림자’라는 세간의 비판에서 보듯 초심을 잃은 나머지 나락(奈落)으로 구른 인생 황혼기이다. 해박한 법률지식과 탄탄한 논리로 법망을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검찰·국정원·청와대 등 이른바 ‘권력기관’ 개편안을 내놓았다.문 전 대표는 대통령 집무 청사를 광화문으로 옮기는 한편 검찰권력 제어를 위해 일반 수사권은 경찰로 넘기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정원은 해외안전정보원으로 개편해 정치개입과 사찰의 빌미가 된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하고 국내 대공수사 기능은 경찰 안보수사국으로 옮기겠다고 했다.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가 사실상 대선공약을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통령 집무 청사를 광화
[일간투데이 김동초 기자] "이해 할 수 있지만 용서 할 수는 없다!" 시저가 긴 원정에서 돌아와 불륜 설에 휩싸인 마누라를 처형하고 한말이다. 로마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수많은 신화를 만들어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그래서 로마이야기를 쓰던 시오노 나나미가 종국에는 케이자르 시저의 빠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부르투스란 인물도 로마공화정을 위해 반기를 든 두 아들을 죽인다. 시저의 등에 칼을 꽂은 부르투스와 동명이인이다. 이 당시의 일화를 프랑스 화가 자크루이 다비드가 그렸다. 이 그림은 1789년 프랑스혁명당시 바스티유를
담뱃갑 흡연경고그림이 등장했다. 흡연경고그림이란 담뱃갑에 흡연의 폐해를 생생히 나타내는 그림이나 사진을 표시하는 것으로, 흡연이 건강을 해친다는 경고문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흡연을 제어하는 장치다. 흡연경고그림은 2001년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이래 세계 101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금연정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무적으로 이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논의됐지만 2016년에 비로소 결실을 보게 됐다. 2002년 폐암 투병 중이던 이주일의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의 ‘증언형 금연광고
지난 2011년 9월 한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청각장애아들을 위한 특수학교인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믿기 어려운 일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선천적인 장애학생 연두와 유리, 민수가 당한 성폭행과 폭력은 천인공노할 짓이다. 피해자들은 견디다 못해 용기를 내 고발했지만 소용이 없다. 가해자인 교장과 교사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처벌을 피한다.영화 '도가니'의 줄거리다. 466만2914 명이 관람한 이 영화의 후폭풍은 거셌다. 정치권은 사회복지사업법을 손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 당국과 경찰도 요란법석을 떨었다. 이후
반기문이 귀국함으로써 대선판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더구나 대선이 금년 상반기, 아마도 4-5월중에는 치러질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됨으로써 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이런 식의 조기대선은 처음 치러보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이나 참모들도 이른바 로드맵이라는 걸 짜기가 어려울 것이다. 즉 마라톤게임에 비유한다면 구간거리에 따라 호흡과 보폭을 조정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식의 대선전략을 짜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라톤식이 아니라 100m식으로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선거는 결국 이기자는 게임이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한 초등학생이 방과 후의 선생님을 자주 바꾸지 말아 달라는 민원을 직접 제기했다. 그런가 하면 뺑소니 운전자에 의해 허물어진 한 노인의 집 담장을 사비로 복구해 준 경찰관이 별 일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 한푼 두푼 모은 돼지 저금통을 통째로 기부한 국밥집 아주머니의 따뜻하고 소박한 마음이 우울한 정초에 화제를 모았다. 어쩌면 이것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주인으로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요즘 대통령이 떨어뜨린 국가의 품격을 그나마 국민이 찾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새해 첫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로 기자들을 불
블랙리스트는 ‘임시 수출입 금지품목 명부’ ‘요시찰 인물 목록’ 등으로 풀이된다. 처음 만든 이는 1660년 즉위한 영국 왕 찰스 2세다. 그는 아버지 찰스 1세 사형에 관련한 판사 58명과 재판정 관리 이름을 모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찰스 2세는 왕좌에 오른 뒤 블랙리스트 인물 중 13명을 사형, 25명은 종신형에 처했다. 나머지는 도망갔다.■ 사상·표현의 자유침해, 기본권 위배한국에서 블랙리스트는 엄혹한 군사정권 시절 다양한 명칭과 형태로 작성됐다. 유신 시절 박정희 정권은 대중가요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김민기 ‘아침이슬’
대한민국 교육은 공교육이 살아야 한다. 공교육의 부실은 사교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중·고등학교와 학부모, 교과부, 더 나아가 기업과 정부의 책임도 있다.이명박 정부에서 실시했던 집중이수제는 또 한 번 공교육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집중이수제는 학교장 재량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레 음악과 미술, 그리고 체육을 우리 아이들에게서 빼앗아갔다.중학교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집중이수제는 주요과목이 아니면 1년 과정을 한 학기 또는 2년 과정을 한 학기 만에 이수하도록 해 학생들의 수업 및 시험부담을
지난 해 말부터 정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역들 가운데 차은택이란 사람의 이름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차은택씨는 CF감독으로 박근혜 정부의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자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서 문화융복합을 내걸고 문화창조융합센터, K 컬처밸리, 문화창조벤처단지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최순실씨를 통해 김상률 청와대 교문수석, 김종덕 문체부장관, 송성각 문화콘텐츠진흥원장 등을 임명한 뒤 각종 사업 이권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차은택씨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을 때 필자의
경제는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기본 요건이다. 오늘날 숱한 직업이 생기고 없어지지만, 추구하는 근본은 같다. 부(富)의 창출이다. 어느 정도의 재물이 있어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말로 선거판세를 쥔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하긴 2300여 년 전 맹자도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無恒産無恒心)”라고 했을 정도다. 재산이 없어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주변에 마음을 전하고, 뜻도
정치철학이라는 말도 있고 예술철학이라는 말도 있다. 정치를 하거나 예술을 하거나 철학적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정치를 보나 예술을 보나 철학의 빈곤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때로는 철학의 부재를 느끼기도 한다. 왜 그럴까? 깊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깊이 생각하지 않을까?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책을 세 배 이상 많이 읽는 일본인들의 사고력과 한국인들의 사고력을 비교해 보면 수월하게 이해된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게 정치 본질영국인들은 신사적이고, 프랑스인들은 문화적이며, 미국인들은 실용적이라 한다. 일본인
[일간투데이 김동초 기자] 평소에 괜찮다고 느꼈던 인물들도 정치판에만 들어서면 묘하게 변한다. 아니 인성이 망가진다고 보여진다. 옛날 김동길 교수가 그랬고 정주영이란 시대가 낳은 건설역군도 그랬다. 그리고 스펙차이는 있지만 많은 인물들이 정치란 이름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본질이 엉망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역시 정치란 혹자의 말처럼 “타협의 마술”이기에 진실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어차피 마술의 본질은 속임수이니까. 아무튼 인간 앞에 정치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정말 이상해지는 것 같다. 평소에 정상적이었던 인물도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