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민재 기자] 한국은 격동의 불확실시대에 접어들었다. 위정자나 세력이 아닌 민이 봉기해 끌고 간 탄핵정국 대중은 대세를 따른다는 게 논리였으나 촛불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평심이 틀어지고 지축이 흔들려야 사람이 보이고 영웅은 그 색채를 드러냈다.두려움에 휩싸인 중간계층, 보수, 멘토를 지칭하던 지식인들은 이제 눈을 뜨고 세상을 직시해야 할 시간들이다.무엇이 허구이고 무엇이 진실일까?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치 말고 무엇을 바꾸어야 할 건지를 뚜렷하게 인식해고 소리쳐야 하는 게 지금의 시대정신이지 싶다
노예해방을 놓고 4년간 이어진 미국의 남북전쟁은 여러 면에서 특별했다. 우선 유례없는 희생자가 났다. 전체 인구 3100만 명의 3%인 103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독립 이후 240년 동안 미국이 치른 다른 모든 전쟁의 사상자를 합친 수준이다. 기관총이 나왔는데도 뻣뻣이 선 채 줄지어 돌격하는 나폴레옹식 전법(戰法)을 고수한 탓이다.이토록 처절한 살육전임에도 가혹한 보복과 무거운 배상금 부과가 없었다는 점도 특이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이끌던 북부는 항복해온 남군(南軍) 모두를 아무런 조건 없이 귀가시켰고, 남군 장교에겐 권
가슴이 먹먹했다! 12월 6일 국회에서 장시간 진행된 재벌총수국정조사 현장에서 느낀 점이다. 청문회에 임한 재벌들의 얼굴엔 질문자들 당신들도 결국 돈의 노예일 뿐 이라는 교만함이 뱀처럼 서려있었고 현장모면성의 비굴한 태도와 모르쇠의 사고방식은 국민을 개·돼지로 치부하는 철면피한 기득권 갑질의 민낯일 뿐이었다.政經癒着(정경유착)이 재벌성장의 기본 동력인 대한민국현실에선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처절한 분노와 절망이 함께 왔기 때문이다. 결국은 경제, 즉 돈(錢)이 곧 힘이고 최강권력이란 점을 다시 한 번 증명한 현장이 되어 버렸기 때
인간의 존재를 짓밟고 인간의 존엄을 유린하는 국가권력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도 부정되어야 한다. 저항권이란 인권에 대한 국가권력의 중대한 침해가 행해지고 다른 합법적인 구제수단으로서는 파괴된 정의를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헌법질서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최후의 비상적 헌법구제수단을 말한다. 법과 양심 간의 가치충돌이 수반되는 저항권은 자연법질서에 그 적(籍)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인권이 전면적으로 유린되는 한계적 상황에서 발동되는 특수한 자연권이다. 이러한 저항권은 법적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헌법전문의 “불의에 항거
법무부 장관을 지낸 후 고교 선배 김영삼 민자당 대통령 후보를 돕던 김기춘씨. 1992년 말 대선 직전 ‘초원복국집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때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유행했다. 검찰은 김씨를 대통령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김씨는 관련 법 조항이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위헌 심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위헌 제청을 받아들여 검찰 공소가 취소됐다. 나라를 들썩거리게 한 파문을 일으켰지만 법적 처벌은 받지 않았다.■ '정수장학회 장학생' 김기춘 전실장박지원 의원은 최순실 사건에 얽혀
지도자의 ‘존경받는 권위’는 어디에서 나올까. 신뢰다. 공자가 “군자는 신의를 얻은 후 백성에게 수고를 끼쳐야 한다. 믿음을 얻지 못하고 수고롭게 하면 백성을 괴롭히는 것이 된다(君子信而後勞其民 未信則以爲厲己也)”고 경책한 바가 잘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 조직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구성원들이 믿지 않으면 그 조직은 희망이 없다. 작은 단체라도 지도자가 불신을 주면 구성원들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며 시늉만 하게 마련이다.하물며 한 국가의 최고지도자는 말할 것도 없을 터이다. 온 국민이 그를 주시하고 있으니 일거수일투족
온갖 광고가 넘쳐나는 사회다. 우리는 좋든 싫든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때까지 숱한 광고를 접하며 살고 있다. 프랑스의 광고학자 로베르 궤링은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 냈다.“우리가 숨쉬고 있는 공기는 질소와 산소 그리고 광고로 이루어져 있다”라고.광고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현실에서 펼쳐지는 경제, 사회, 문화, 국민의 라이프스타일 등 모든 것이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 광고의 최종적인 목적은 상품 판매에 있다.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뭘 갖고 싶은지를 광고주가 알아야 하는 까닭이다. 그러기에 광고에는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
2012년 7월 국회 본회의에 김황식 총리 해임건의안이 제출됐다.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밀실 추진’ 책임을 묻겠다며 민주통합당이 낸 것이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표결을 선언하자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줄을 서 투표를 시작했다. 그러자 본회의장에 있던 새누리당 의원 80여명이 일제히 퇴장했다. 총리 해임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수가 필요하다. 그런데 해임건의안 표결에 참석한 의원은 138명에 불과했다. 투표함은 열어보지도 않은 채 강 의장이 방망이를 두들겼다. “의결 정족수 미달로 이 안건에 대한 투표가 성립되지 않
대통령의 범죄혐의가 있을 경우 헌법 제84조의 ‘불소추특권’으로 내란이나 외환의 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소추할 수 없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헌법은 소추할 수 없다고만 되어 있어 소추를 제외한 그 전단계의 절차인 수사가 가능한지, 그 수사에 강제수사(체포, 구속, 압수수색 등)가 포함되는지가 문제된다.대통령의 형사상 특권은 대통령직의 원활한 수행과 (대통령 개인이 아닌)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대통령의 형사상 특권규정이 없고, 프랑스만 이를 인정한다. 내각제인 영국이나 독일의 경우 이러한 특권규정이
진눈깨비 눈발도, 어둠도, 빛을 이기지 못했다. 국민들의 촛불은 시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그리고 함성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물러나라!”고.세모를 향한 주말인 11월26일 진행된 5차 범국민 촛불집회에는 헌정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전국 190만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흩날린 눈발 속 손과 발이 꽁꽁 어는 추운 날씨가 지속됐지만 시민들의 촛불을 꺼뜨릴 순 없었다. 3주 연속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지만 시민들은 평화롭게 집회를 즐기면서도 엄중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그것도 청와대에서 직선거리로
진보(進步)는 자만과 분열때문에 보수(保守)는 탐욕과 부패로 인해 망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정국은 보수와 진보의 구별도 안 되고 여당과 야당의 분별도 애매한 상태다. 정치권의 최종 목표는 정권을 잡는 것이다. 이념도 정체성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가장 위세(威勢)를 떨치던 소위 정통보수요 정통 여당이라 일컫는 새누리 당은 분당 정도가 아니라 파당(破黨)을 넘어 멸당(滅黨)할 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고 있는 상태다.각 당들은 국민들을 입버릇처럼 팔지만 정도도 없고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정권 지키
정부가 과열된 분양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가 11월3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에는 청약시장 불법행위 근절방안과 함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1을 예사로 넘나들던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4구'와 경기도 과천에서 11월3일부터 모집 공고되는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가 입주 때까지 전면 금지된다. 강남4구를 제외한 서울 21개 구와 경기 성남도 계약 후 1년6개월이 지나야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다. 수요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먼저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데 대해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 대규모의 권력비리, 국기문란 사태가 권력 주변에서 들끓고 있는데도 눈치 채지 못한 채 넋을 놓고 있던 언론계 종사자 모두가 죄인 심정으로 사명과 책임의 끈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영국 작가 스마일즈는 "'아니오'라고 해야할때 '아니오'라고 말 하는 것이 인생의 평화와 행복의 요체"라고 설파했다. 세상에 악이 번창 하는것은 '아니오'라고 말 할 수 있는 용기
지금 대한민국은 고래가 새우에게 먹힌 나라가 되었다. 핏줄도 아니고 직책도 없이 호랑이의 위엄을 빌린 최순실의 여우 짓에 국민모두가 경악하고 있지만, 문제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국가의 공적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사인에게 호가호위의 빌미를 제공해 국정을 농단하게 함으로써 국기를 문란하게 했다. 나날이 새롭게 등장하는 최순실의 찌질한 행태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힐 틈을 주지 않는다.■ 국가원수가 무인가 조직에 먹힌셈국가 존립과 안보, 계속성을 책임져야하는 대통령의 얼토당토않은 한심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낮에는 근엄한 국가
누구든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갖춰야 할 여러 요건이 있다. 중국 삼국지의 유비 현덕과 제갈공명을 보자. 유비는 천운을 거역하지 않았던 대기만성의 큰 인물이라면, 제갈량은 유비의 훌륭한 참모로서 뛰어난 전략가였다. 또한 유비가 덕인(德人)으로서 정(情)의 사나이라면 제갈량은 지인(智人)으로서 리(理)의 사나이였다. 이 두 사나이의 만남, 즉 정인과 이인의 만남은 중국 역사를 바꿔 놓을 정도로 위대한 일을 해내었던 것이다.제갈량보다도 20세나 연상일 뿐 아니라 전국(戰國)의 사나운 영웅으로 이름을 떨치던 유비가 그를 세 번씩이나 찾아
"자연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고 우리의 후손으로부터 빌려온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맞다. 아끼고 보전해서 고이 돌려줘야 할 것이다.북극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고 있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로 이산화탄소가 증가 하면서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바다의 수온이 대규모 산업화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추진되던 1960년 이후로 매년 0.02도씩 상승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통계 발표는 충격적이다. 지구는 적당한 온도유지가 생존에 필수이다. 다른 별로 이주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더 악화되기 전에 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불쑥 제안했다가 당 의원들의 반발로 반나절 만에 철회했다. 긴급 의총에서 다수 의원들은 충분한 논의 없이 양자회담을 졸속 결정한 그에 대해 강력 성토하며 회담 취소를 요구했다고 한다. 추 대표의 이날 깜짝 제안은 시기도 형식도 뜬금없었다. 두 사람이 만나 정국 수습이란 큰 틀의 의제를 놓고 담판을 짓겠다고 하지만, 견해차가 커 애당초 성과를 기대하기는 난망했다.대통령이 퇴진하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로 할 얘기만 하고, 검찰 조사를 앞둔 박 대통령의 위상만
드디어 미국인들이 ‘워싱턴 정치’를 심판했다. 11월8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정치 경력이 전무(全無)한 ‘아웃 사이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워싱턴 정치’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압승해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 유권자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의 변화·개혁 열망이 트럼프주의(Trumpism)와 접목돼 표심(票心)으로 나타난 것이다.트럼프는 사회 양극화, 삶의 질 저하, 관대한 이민정책, 기득권 정치의 무능력 등에 불만을 품은 백인 저소득층의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이 오늘 열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발화된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처럼 비선(秘線) 실세의 국정 농단 사건이 정권의 블랙홀로 등장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의 100만 집회’로 상징되는 국민의 분노는 날로 증폭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나라 국민임이 자
지금의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제왕적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고위 공직자와 공기업 사장을 임명할 수 있어 제왕적이라 하는지 모르겠으나, 그것은 대통령이면 다 하는 또 할 수 있는 그런 것에 불과하다. 지금의 대통령은 법률의 조문하나 바꿀 수 없다. 법적으로도 그렇다, 게다가 총리나 장관 교체마저 인사청문의 통과가 어려워 바꾸려 해도 못 바꾸는 것이 지금의 정치현실인데, 왜 제왕적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을 제왕적이라고 부르려면 과거 제4공화국이나 제5공화국 대통령 정도는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