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6 08:35
하루 종일 입을 봉(封)하기로 한 날, 마당귀에 엎어져 있는 빈 항아리들을 보았다. 쌀을 넣었던 항아리, 겨를 담았던 항아리, 된장을 익히던 항아리, 술을 빚었던 항아리들, 하지만 지금은 속엣것들을 말끔히 비워내고 거꾸로 엎어져 있다. 시끄러운 세상을 향한 시위일까, 고행일까, 큰 입 봉(封)한 채 물구나무 선 항아리들, 부글부글거리는 욕망을 비워내고도 배부른 항아리들, 침묵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른 항아리들! ■출처 : '호랑나비 돛배', 지식을만드는지식(2012) ▲"완덕(完德)이 무엇이며, 그 절정(絶頂)이 어디뇨? 완덕(完德)은 점성(點性)에서 시작하고, 그 절정(絶頂)은 면형(麵形) 무아(無我)에 있도다." 가톨릭의 '한국순교복자수도회'의 창설자인 방유룡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