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식 정치평론가/21세기한국연구소장

안철수 의원은 바로 어제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는 극한적 대립만 지속하고 있을 뿐 건강하지 않다며 “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져 국민들의 한숨 소리만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실 정치인으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힌 안 의원은 “이에 대한 반성의 바탕 위에서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고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을 선언했다.

이제 안철수 의원은 지난 노원병 지역의 보궐선거에서 ‘여론 민주주의자’ 또는 ‘이상적인 리더십’ 모델에서 완전히 벗어나, ‘실질적인 리더십’ 모델로 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여기에는 ‘자치와 덕치(德治)’를 새로운 정치의 정신으로 한다는 그의 정치철학이 담겨 있다.

실질적인 리더십은 조직모델을 수반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롭게 만드는 정당의 실제조직이 자신이 비판해온 기존 정당조직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제 한국정치에도 새로운 소통망이 깔려야 한다. 새로운 정당은 예전의 상명하복식 조직문화가 아니라, 하의상달(下意上達)의 의사소통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니 모든 의사소통은 수평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을 확실하게 자리 잡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달라진 회의규칙을 내놓았으면 한다.

새정치 추진 그룹에는 김영환, 조경태 의원과 김덕룡, 원희룡 전 의원 등 기존 정치인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이들에게 기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뜻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제 3당 체제가 된 만큼 반사이익은 사라졌다. 참으로 독일식 정치, 과반수를 만들 때까지는 집권당은 아예 없는 정치가 이루어진다. 최근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법 연설회 때 보여준 지도자의 포용력도 아울러 기대한다. 이제 그런 정당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이다.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 리더십의 비결을 필자는 깊이 생각해 본다. 리더십은 오늘의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 내일을 본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까지도 계속 싸울 것이라면, 이런 정치는 아예 그만 두는 것이 좋다. 타협과 협상이 가능한 정치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 그것은 안철수의 정치권력 개념의 정치가 아니라, 생명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주변에 그런 뜻을 함께 풀어준 동지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신당을 함께 만들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 소식 이전에 연구소 ‘내일’의 실행위원 명단이 공개된 것도 참으로 적절하였다. 이것은 새정치추진위원회의 핵심세력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언한다. 필자가 아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대체로 기존 야당인 민주당에 참여하지 않았고,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항력 확대를 위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들의 상당수는 풀뿌리 민주주의자들이다.

그래도 우리는 안철수 의원에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권고한다.

첫째, 예산을 늘 연구해야 한다. 복지자금을 안정되게 공급받아 지출하는 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 이 점은 해명을 할 점이기도 하다. 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시절보다도 더 많은 복지정책을 내건 적이 있다.

둘째, 공천 시스템을 제대로 확보해야 한다. 공천자는 관련 법이 개정된다면 지역주민 투표에 의해서 그렇지 않으면 당원 투표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셋째, 전문가 발탁과 당 재정 문제가 동시에 걸려있는 당 홍보전문가 충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의 문제도 중요한 과제이다. 그 과정에서 안철수의 현실주의 리더십이 다양한 민주세력, 민생세력과 부딪히면서 공통성을 찾고, 힘 있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답은 실천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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