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싸움닭의 경연장이나 된 듯이 시정잡배가 내뱉는 저질성 말투나 욕설 또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유권자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국회가 이젠 ‘품위있는 국회’로 재탄생할 것인가. 여야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한 목소리로 정치권의 ‘막말’ 추방을 다짐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황대표는 “국민통합을 위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언어 순화에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면서 “정치권의 말이 달라지면 대한민국이 변한다” 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김대표는 “고품격. 고효율의 정치에 앞장서겠다” 면서 “소모적인 비방과 막말을 마감시키고 국민의 요구에 빠르게 응답하는 정치를 만들겠다” 고 말했다. 갑오년 새해를 맞아 여야 대표가 한 목소리로 ‘막말없는 정치’를 내세운 것은 정치 선진화의 진일보한 자세라고 보여진다.

사실 국회의원들 끼리 감정이 격해지거나 자기와 주장이 다를 경우 인격과 교양의 선을 넘는 언어가 대다수이다. “종북말고 월북하라” 고 야유한다던지 전 대통령에 대하여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 발언, 또는 국가원수 대통령을 “어,,, 명바기...” 또는 “박근혜씨” 로 호칭하는 것은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한 사례이다. 이와 같이 국회의원들이 내뱉는 비방성 막말은 여야간 감정을 상하게함은 물론 국민들에게 정치불신 내지 정치혐오감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회가 처음 열린 이후 모두 225건의 징계안이 발의됐으나 처리된 것은 6건에 불과하다. 작년 7월 도를 넘는 막말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토록 하는 국회법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다.

신당을 추진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낡은 정치’의 한 행태로 “막말없는 정치의 모습을 여야 지도부가 국민앞에 약속하면 좋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2011년 연말 국회폭력이 발생한 이후 여야가 ‘국회 선진화’를 내세운 바 있지만 실효성 있는 제재방법이 없다보니 정치권의 선언만으로 ‘막말없는 정치’가 지켜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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