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태공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9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민이 왜 정치를 불신하는지 알게 됐다. 지난 대선 후보의 한 사람으로 참담함을 느낀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한 뒤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즉각 해산하고 전면 재구성해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일요일 10시에 배석자 없이 혼자 짧은 기자회견문을 침통한 얼굴로 읽다가 멋쩍은 표정으로 단상을 벗어났다. 강력한 메시지에 비해 회견 형태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그 가운데 기자들은 물론 이를 보도한 각 언론사들이 놓친 점이 하나 있다. 매우 사소한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법을 다루는 국회의원으로서 또 앞으로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용어 하나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위에서 인용한 대로 안 의원은 스스로 ‘지난 대선 후보의 한 사람으로’라는 언급으로 회견을 시작했는데, 이는 지난 18대 대선에 나선 후보들을 모조리 무시한 셈이 되고 말았다. 안 의원은 대선 후보가 아니라 유력한 대선 주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지만 의식․무의식적으로 자신이 후보 그것도 선거판을 주도한 후보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혹시 잊어버린 사람들도 있겠지만 선거법상 선관위가 인정한 지난 18대 대선의 공식 후보는 모두 7명뿐이다. 기호순으로 1번 박근혜, 2번 문재인, 3번 이정희(도중에 사퇴) 이후는 무소속으로 4번 박종선, 5번 김소연, 6번 강지원, 7번 김순자 후보다. 어디에도 안철수라는 이름과 기호는 없다.
설령 안 의원이 스스로를 후보라고 잘못 인식하고 원고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새정추의 그 많은 사람들과 안 의원 개인 보좌진들은 그 점을 일깨워주었어야 마땅한 일이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모두 안 의원과 똑같은 착각 속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다른 당을 비판하기에 앞서 혹시 자신의 허물이나 오류가 있지나 않은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기능이 없다면 그것만으로도 정치인이 아니며 하물며 그 집단은 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아마추어식 실수를 매번 덮어줄 수는 없는 만큼 이번 기회에 진정한 프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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