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진전에서는 간혹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다. 액자 얼마, 사진인화비 얼마…. 이런 식으로 사진작품의 원가를 계산하는 사람이 적잖다. 그런 사람들에게 ‘개념미술’을 설명하면 알아들을까? 70년대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으로는 창조경제도 예술산업도 발전시킬 수 없다.
아직도 예술이나 산업 여러 분야에서 외국의 것을 카피해 오는 것을 발견한다. 창의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예술대학에서는 학생이 제출한 작품을 교수가 모방해서 자기 작품으로 발표한 경우도 있다. 이 모두가 창의성 결여로 일어나는 촌극이다.
내가 존경하는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님은 늘 융합/통섭적 사고를 강조한다. 21세기는 100세 시대, 이제는 60살에 정점을 찍고 내려와서 40년 동안 죽기만 기다리며 빈둥빈둥 노는 시대가 아니란다. 평생 공부하고 평생 일하는 시대, 더욱이 내 전공분야만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 그래서 융합적으로 견문을 넓히고 그래야 창의적인 마인드도 싹틔울 수 있다.
언제쯤 대한민국 교육이 주입식을 탈피할지 염려스럽다. 필자라도 기성세대의 잃어버린 창의성 찾아주기를 부지런히 해야겠다. 많은 기성세대가 세월이 지난 후에야 자기가 누군가에게 등 떠밀려서 몰개성, 몰창의성의 시대를 살았다는 것을 알고 후회하기 때문이다.
장일암 사진작가/‘생각하는사진’ 대표
강근주 기자
kkjoo0912@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