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이 창의적 학교교육에 대해 토론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바람직한 고민이다. 우리의 염원은 자라나는 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도 창의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구호로만 달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21세기 창의적 인물을 꼽으라면 흔히들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를 꼽지만 독일의 안드레아스 그루스키의 사진작품이 한 점에 30억원 이상에 팔렸고, 영국의 다이슨은 청소기 하나 잘 만들어 영국왕실에서 기사작위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반지의 제왕’은 중형차 30만대와 맞먹는 금액을 벌어들이지 않았든가? 영화 ‘아바타’ 역시 강남의 아파트 2,000채와 맞먹는 액수를 벌어들였다.

한국의 사진전에서는 간혹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다. 액자 얼마, 사진인화비 얼마…. 이런 식으로 사진작품의 원가를 계산하는 사람이 적잖다. 그런 사람들에게 ‘개념미술’을 설명하면 알아들을까? 70년대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으로는 창조경제도 예술산업도 발전시킬 수 없다.

아직도 예술이나 산업 여러 분야에서 외국의 것을 카피해 오는 것을 발견한다. 창의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예술대학에서는 학생이 제출한 작품을 교수가 모방해서 자기 작품으로 발표한 경우도 있다. 이 모두가 창의성 결여로 일어나는 촌극이다.

내가 존경하는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님은 늘 융합/통섭적 사고를 강조한다. 21세기는 100세 시대, 이제는 60살에 정점을 찍고 내려와서 40년 동안 죽기만 기다리며 빈둥빈둥 노는 시대가 아니란다. 평생 공부하고 평생 일하는 시대, 더욱이 내 전공분야만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 그래서 융합적으로 견문을 넓히고 그래야 창의적인 마인드도 싹틔울 수 있다.

언제쯤 대한민국 교육이 주입식을 탈피할지 염려스럽다. 필자라도 기성세대의 잃어버린 창의성 찾아주기를 부지런히 해야겠다. 많은 기성세대가 세월이 지난 후에야 자기가 누군가에게 등 떠밀려서 몰개성, 몰창의성의 시대를 살았다는 것을 알고 후회하기 때문이다.

장일암 사진작가/‘생각하는사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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