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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로칼럼]묵은 것은 액막이 보내자
  • 김지용 기자
  • 승인 2014.01.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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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설 명절이 다가왔다. 힘차게 청말띠 해가 열린지 한 달여만에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맞이 한 것이다. 조상숭배와 효(孝)사상에 바탕을 둔 설은 새해 아침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의미가 있다.
설이면 고향을 찾고 아침에 차례를 올리고 새 옷으로 갈아 입고 어른들에게 새해 인사를 다니며 세배를 드리고 건강과 행운을 빈다.

설날에 주로 하는 세시풍속(歲時風俗)은 집집마다 복조리를 문짝부근에 걸어 두고 널뛰기 놀이와 윷놀이 등을 즐긴다. 또 청참이라고 하여 새해 첫 새벽 거리로 나가 돌아다니다가 맨 처음 들리는 소리로 1년 신수를 점치기도 한다. 까치소리를 먼저 들으면 그 해 풍년이 들고 행운이 온다고 믿었고 가마귀나 참새를 먼저 대하게 되면 흉년이 들고 불행한 한 해가 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가마귀를 건국과 관련, 신성시하고 끔찍하게 아낀다.

춘제(春節)로 부르는 중국의 설날도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 입춘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을 써서 문에 붙이 듯 중국 설날은 신춘과 관련된 글을 많이 붙인다. 이 풍습은 도부( 桃符;복숭아 나무에 귀신을 쫓는 신의 이름이나 상을 그려 복을 비는 것)에서 기원한 것이라는데 ‘복’(福)자를 써서 거꾸로 붙이기도 한다. 또 홍. 녹. 황 등의 색종이를 오려 여러 상서로운 모양들을 만들어 창이나 문짝에 붙이는 풍습도 있다.

이밖에 중국인들은 12월30일 ‘제석’(除夕)에 밤새도록 전 가족이 먹고 마시며 놀고 저녁무렵이면 집집마다 홍등을 밝히고 저녁을 먹는데 식사가 끝나면 바둑. 마작 등을 즐기고 12시 제야의 종이 울리면 일제히 폭죽을 터뜨린다. 새 해 첫 날 닭 울음소리와 함께 폭죽을 터뜨려 악귀를 쫒는 의식을 행하기도 한다. 그런 연유로 중국에서는 설날이면 크고 작은 화재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한다.

설날을 기점으로 주로 절기에 따라 행해졌는데 정월 한달여 동안 지난 한 해의 묵은 모든 나쁜 일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 해의 발복(發福) 또는 행운을 빌며 액막이를 하는 것이 관습화되었다. 이 액막이 행사는 가정. 마을에 닥치는 질병이나 고난. 불행 등을 예방하기 위해 그 매개자인 악귀를 쫒는 민속적인 의례로서 세계 어느 민족에게도 고유의 방법이 있다.

현대의 관점에서는 미신으로 취급되지만 병과 재난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던 시절, 일종의 신앙이나 마찬가지 사고였고 이것은 심리적으로 위안을 주는 행위였다고 보여진다. 각종 부적 등 상징물이나 색깔. 냄새 등을 몸에 지니거나 주위에 가까이 둠으로써 악귀를 쫒아내기도 하였다. 신라에서는 역신(疫神)을 쫒았다는 처용의 형상을 지니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민간에서는 벽위에 닭이나 호랑이 그림을 붙여 액을 물리치기도 하였으며 금줄을 치고 체를 마루벽이나 뜰에 걸어서 초 하룻날 밤에 내려오는 야광귀(夜光鬼)를 물리치기도 하였다.

또 나쁜 병을 물리치기 위해 지난 1년동안 머리 빗질할 때 빠진 머리카락을 한데 모아 설날 황혼녁에 문밖에서 태우는 소발(燒髮) 액막이도 하였다. 가장 널리 이용되던 행사로는 신라 선덕여왕 말년에 김유신이 비담의 반란군을 물리치기 위해 연(鳶)을 사용했다는 연날리기가 있다.

정초에 띄우기 시작한 연을 정월 대보름을 맞아 송액(送厄)이나 송액영복(送厄迎福) 등을 쓴 연에 이름. 생년월일을 적어 저녁무렵에 연싸움을 통해 줄을 끊어서 그 해의 재액을 막았고 저녁이면 불놀이를 하며 액막이를 마친다. 벌써부터 겨울 철새를 매개로 AI가 번져 많은 가금류가 살처분되고 은행들에서 고객정보를 무더기로 쏟아내 가슴 졸이게 만들고 각종 물가와 전셋값이 뜀박질 치고 답답하기만 하다. 이 모든 걱정을 연꼬리에 매달아 멀리 멀리 액막이 보내자. 그래서 희망과 국운의 서기(瑞氣)가 감도는 새해를 맞이하자.

김지용 논설실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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