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원도 랜드마크, 최문순 강원도지사

▲ 사진="도정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최선의 선거운동이고, 도정으로 평가 받겠다."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오른쪽)가 본사 강원취재본부 노덕용 선임기자(왼쪽)와 도정운영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강원도 역할론, “도정으로 평가받으면 돼”
3년간 도정 운영으로 공약이행 A등급
당선 이후 보은인사 배제, 타 시·도 귀감


[춘천=일간투데이 노덕용 선임기자 김현섭 기자] 랜드마크(land mark)란 어떤 지역을 식별하는 데 연상되는 사물이나 이미지를 말한다. 유형과 무형, 또 상징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파리하면 에펠탑, 정치 하면 여의도, 강원도 하면 춘천 닭갈비가 연관 검색어처럼 떠오른다.

많은 사람이 '강원도의 랜드마크’로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연결 짓는 고리는 무엇일까? 정치적 신선함? 탈 권위, 친서민 정책?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강원취재본부로 사령을 받자마자 인터뷰를 신청해 강원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최문순 지사를 만났다. 촘촘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쁜 최 지사와의 짧은 인터뷰를 마친 후, 나머지를 서면 질의로 대신했다.

‘소득 2배 행복 2배 하나된 강원도’는 최문순 지사의 평소 바람이 담겨있는 문구로 보인다. <탈 권위, 친 서민> 신념으로 도정을 이끌고 있는 최 지사는 '도민이 2배 더 행복한 도정 운영' 등으로 강원도는 물론 국내 시·도지사 가운데 <강원도 랜드마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 먼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1일, 한국매니패스토 실천본부의 ‘2013 민선5기 전국 시·도지사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은 77.06%의 공약을 이행해 A등급을 달성하셨다.

-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평가한 현재 공약이행 결과는 2013년 말 전체 109개 공약사업 중 84건이 완료돼 전체적인 공약이행 완료율이 77.06%로 나타났고, 나머지 공약 대부분도 정상추진 되고 있다. 타 시도지사와는 달리 2011년 7월에 취임해 임기 3년 동안 공약을 완료할 수 있는 사업의 한계가 있었다. 민선5기 공약사업의 상당수가 SOC 분야 등 중장기 계획과 연관되어 있어 남북관계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과 임기이후까지 계속되는 공약 사업이 많다. 남은 임기동안 공약사업별 추진상황을 최종점검 하면서 임기 내 이행률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

▲ 지난 6일, 양양국제공항↔중국 8개도시 및 제주 노선 취항식. 최 지사는 해외언론조차 유령공항이라 보도했던 양양국제공항을 취임 이후 45만명 승객 유치로 발전시켰다.

▲ 최근 6.4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는 새정치연합의 무공천 방침이다. 이를 두고 최 지사께서는 무공천 폐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 나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줄기차게 공천을 주장했다. 핵심은 공정한 룰을 갖고, 선거를 하자는 것이다. 국민들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따로 의제를 삼아서 얘기를 해도 된다고 본다. 당의 기본입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선택권도 존중해야 한다. 다행히 엊그제(7일) 새정치연합 지도부에서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공천여부를 불어봐서 결정하자는 것으로 선회했으니,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공천을 안 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무공천도 아니지 않은가?

▲ 1984년 MBC 보도국 사회부 기자로 시작해 노조위원장. 해직과 복직, MBC 사장, 국회의원, 강원도지사 등 결코 순탄치 않은 역경을 이겨내셨다. 젊은 시절 사회부 기자의 경험이 국회의원 시절은 물론 도정 운영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나는 기자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가지 지켜온 것이 있다. 바로 ‘사회의 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보살핌’이 있어야 하고, ‘인간에 대한 존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상적 수준의 ‘존엄’이 아니고 사회 제도 속에서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존엄’이다. 5공화국 시절 기자 생활을 했는데, 당시에는 기자들이 뉴스를 송고하면 데스크에서 다르게 나왔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어 기자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나오게 했다.
또 나는 도지사가 되면서 기존의 조직표를 뒤집었다. 도지사가 맨 밑으로 해서 도청 직원들을 위로 모시는 조직표를 만들었다. 밑으로 누르는 권위에 의해 억지로 나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서 즐겁게 일하는 체제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이다. MBC 사장 때의 경험이지만, 그렇게 해 실제적으로 더 많은 성과가 창출됐다. 우리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인데, 이것이 어떤 수단으로 쓰이면서 우리 인생 자체가 남루하고 보잘 것 없어진다는 생각이다. 이런 기본적인 신념이 젊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가야할 곳을 가리키는 ‘방향타’이다.

▲ 이번 지방 선거에서 최 지사께서는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공식후보등록시기(5월15~16일) 며칠 전에 후보 등록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도정의 성과는?

- 늦게 민선5기를 시작했지만, 도민 여러분의 열정이 함께 한 덕분에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및 성공개최 기반마련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개발 추진 레고랜드 코리아, KT&G상상마당 등 어린이 왕국 건설 수도권 1시간대 생활권 구축(경춘선, 배후령터널, 신탄~철원 철도, 태백선 복선전철 개통, 원주~강릉 복선철도 착공, 제2영동고속도로 착공, 여주~원주 철도 예타(‘14년 12억원),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예타(‘14년 50억원) 국비 5조원 시대 개막 복지 1조원 시대 개막(1조 1,639억원, 도 예산의 29.1%), 초․중․고(소규모, 특성화) 학교까지 친환경 학교급식 확대 실시, 수요자 중심의 복지정책 추진(효도 10종세트, 지뢰피해자 의료지원 등) 양양공항 활성화 및 백두산항로 운항 재개(국제 정기노선 첫 개설, 양양~중국 23개 도시 국제선 운항 협약 체결, 72시간 무비자 입국공항 지정) 접경지역지원특별법 제정,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법률 연장 등의 지역균형발전 추진이다.
이를 기반으로 강원도는 역사상 유례없는 발전의 호기를 맞고 있다. 특히,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세계의 이목이 강원도 평창에 주목돼 있다. 지금부터 2018년까지 4년간 강원도 발전을 결정지을 ‘결정적 시기’를 맞이했다. 이처럼 좋은 환경과 조건을 실질적인 발전으로 연결 하고자 ‘중심지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 지난 보궐선거를 반추하며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다. 도민들께 하실 말씀은?

- 강원도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니다. 변방이 아닌 ‘중심지 전략’을 통해 강원도와 도민이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 강원도민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주인이다. 강원의 세계 중심지 도약을 위한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 열정을 부탁드린다. 앞으로 몇 년간 강원도는 ‘비상(飛上)을 위한 도약(跳躍)의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다. 지난 보궐 선거가 당의 필요에 의해 맡겨진 소임을 다한 것이라면, 이번 선거는 남다른 각오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변방의 소외지로 남아 있던 강원도가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기지개는 대한민국 발전을 견인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강원도의 가치와 이익을 위해 강원도가 중심이 되는 운명을 강원도민과 함께 주체적으로 헤쳐 나갈 것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 지혜를 주실 것을 도민들께 당부드린다.

“도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직면하는 문제점을 ‘현실적으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정치이고 행정”이라는 최문순 지사는 춘천 초·중·고를 졸업하고, 강원대학교 영어교육과, 서울대학교 대학원(영문학)을 졸업했다.

최 지사는 도지사 취임 이후, 캠프에서 도와줬던 외부인사 등을 영입하지 않았다. 비서실장, 대변인 등 서기관급 이상 공직자를 포함해 모든 인사를 기 공무원들로 임용하는 등 철저히 보은인사를 배제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이고 신선한 정치 결단이다. 공무원 승진 등 인사 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타 시·도·군 단체장들의 귀감이 된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지난 2011년 4월 28일 취임 기자회견. 강원도 역할론의 중심에 서 있는 최 지사는 13만 8천명의 트위터 팔로워가 있는 인기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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