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지용 기자] 신문개혁 7- 신문을 위한 신문연구가 없다

신문산업이 위기에 직면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전파매체의 속보성과 흥미성이 뉴스구조를 바꿔놓은데서 찾을 수 있겠으나 그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신문의 경영 위축과 기자들의 자조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신문경영에서 가장 핵심적 요인은 첫째 무료신문들이 쏟아져 나와 스포츠신문이 타격을 받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무가지들은 재빨리 판형을 소형화하여 지하철 출퇴근자의 선호도를 충족시켰고 뉴스의 단순화를 촉진시켜 표피적인 뉴스가 횡행하여 뉴스의 질이 저하되는 현상을 빚었고 가판시장의 대변혁을 가져왔다.

또한 광고주들은 권위적이고 접촉하기 까다로우며 광고료가 비교적 높은 종합일간신문들을 기피하고 손쉽게 접촉할 수 있고 광고료가 저렴한 소형화된 무가지들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런 까닭에 한 해 신문이 차지하는 공고매출액이 25.5%(2004년). 23.7%(2005년). 22.3%(2006년)로 계속 감소되었다.
신문 구독률도 낮아지기 시작, 인쇄매체 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 51.3%에서 2007년 34.8%로 무려 16.5%나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인쇄매체 선호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신문 구독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2006년 수용자 의식조사’(한국언론재단) 보고에 따르면 신문을 읽는 사람. 읽는 시간. 정기구독자가 모두 줄었다고 한다. 그 원인은 방송. 인터넷 매체를 통한 뉴스 접촉이 52.0%이고 그 다음으로 무가지 때문에 일간지 구독을 끊었다는 구독자도 3.4%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가지 주목할 점은 인터넷 뉴스와 무가지를 이용하는 구독자가 신문을 더 오래 읽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다양한 정보매체를 이용하는 수용자가 신문구독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그 이유는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정보의 습득이 가능하다는 것과 다양한 의견과 심층적인 분석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비록 신문산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신문들이 나름대로 성장하는 추세는 독자들이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를 요구하고 있고 취재기자들이 직접 산업현장을 뛰기 때문에 광고수주에 유리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기자들의 자긍심 위축은 대부분이 예전에 비해 사회적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결국 자조의식을 증폭시키는 이유는 신문 경영의 불확실성 내지 경영압박으로 기자들의 대외활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본다. 신문기자 40.1%가 광고수주 청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조사가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신문기자 48.9%가 이직이나 전직을 희망한다는 것은 바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회사의 부서이동에서도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3년간 경향을 보면 중앙지의 경우 기자직에서 경영기획부서나 독자서비스. 판매국. 광고국 등을 거쳐 광고국장으로 임명되기도 한다. 물론 이와같은 현상은 신문사의 경영난에 따른 대응 차원의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기자윤리상 위험한 처사라고 보여진다. 신문기자로서 자긍심에 손상을 끼치는 크나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본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뉴미디어가 생성, 발전되어 간다 하더라도 인쇄매체에 의한 신문의 영역에는 변함이 없다고 본다. 인쇄매체는 뉴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진정으로 신문을 연구하고 발전시킬 기구나 단체가 없고 당국도 이를 다루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며 의식있는 학자도 없는 듯 하다. 언론인 단체가 처음 출범한 것은 한국언론인금고(1974.12.18)가 신문기자를 중심으로 한 언론인 생활안전자금 대부사업을 실시했고 한국언론연구원(1981. 6.22)이 출범, 언론인 연수교육을 맡았던 일이 있다.

이어서 1985년 4월6일 프레스센터가 개관되어 언론인의 광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자클럽을 열고 출판사업을 지원하는 등 언론인관련 사업을 펼쳤으나 가시적으로 신문과 신문인을 위한 연구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98년 외환위기로 다수의 언론인들이 신문사를 퇴직, 유휴인력으로 전락되자 한국프레스센터. 한국언론연구원. 한국언론인금고 등 3개단체를 통합, 한국언론재단으로 개칭하여 정부광고 대행업무를 맡아 수익사업의 폭을 넓혔다.

다시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새 옷을 갈아입고 일부 조직을 개편하여 한국신문유통원과 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를 만들고 부산. 대전 등 각 지역사무소를 둬 신문현실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보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신문발전을 위한 조치는 없었고 수익사업과 기구확장에 그쳤다.
언론진흥재단은 창립 목적에서 밝혔 듯 공익적 미디어 진흥기구로서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등 미디어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저널리즘의 질적 제고를 통해 민주적 여론 형성과 수용자의 권익증진 및 주권확립에 기여한다고 하였으나 수익사업에 치중한 부분이 많아 신문과 관련한 구체적인 연구노력과 신문진흥에 대한 방안이 없어 신문발전의 길은 요원하고 신문산업은 ‘위기의 늪’에서 헤어날 길이 없는 듯 하다.

김 지 용(편집이사/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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