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4월7일 순국문만을 사용한 ‘독립신문’이 4. 6판을 약간 확대한 판형으로 4면을 발행하기 시작, 국내 순수 민간신문 제1호를 기록했다.

4면제 발행으로 1면은 제호와 함께 광고를 싣고 이어서 논설을 실었다. 광고 내용은 “본국과 외국사정을 자세히 기록할터이요. 정부속과 민간소문을 다 보고할 터이니라.......매일 기록한 값은 일년에 일원삼십전.....”형식의 사고성 내용이다.

2면과 3면은 잡보로 사회성 기사를 주로 다루었다. 사회성 기사라도 2면은 사건.사고를 중심으로 관보. 외신기사를 다루고 3면은 제물포윤선시간표. 우체시간표. 물가 등을 실었고 4면은 영문판을 실었다.

1920년에 나온 조선일보. 동아일보도 1면 논평. 2~3면 정치. 사회. 경제기사를 처리하였다. 이후 1924년11월24일부터 조선일보가 조석간을 발행, 석간 4면제로 1면 정치. 2면 사회. 3면 지방 여성소식. 4면 경제기사를 다루고 조간은 2면제로 1면 정치. 2면 사회기사를 실어 한 장 신문을 제작하여 모두 1일 6개면을 발행했다.

동아일보도 이듬해 8월1일부터 조석간 6면제를 시행하면서 조선일보와는 반대로 조간 4면과 석간 2면제를 발행하다가 10여일후 석간 4면. 조간 2면제로 바뀌었다. 이와같이 조석간 발행이 시행되면서 증면경쟁을 시작했고 1936년에 이르러서는 조석간 12면제까지 늘어났다가 8.15광복과 6.25동란의 수난기를 겪고 난 후 1955년 들어 동아일보 조석간 6면. 서울신문. 조선일보 4면. 경향신문. 연합신문. 한국일보 8면제로 다시 증면경쟁을 불붙였다.

이후 1962년 8월2일 5.16 주도세력에 의해 단간제로 제약을 받기 시작, 1면 정치. 2면 종합 국제. 3면 해설. 4면 경제. 5면 문화. 6면 지방 연예. 7면 사회. 8면 체육 라디오프로 등 8면제가 1987년6월 신문 카르텔이 풀릴 때 까지 25년여동안 지속되었다.

신문 카르텔이 풀리자 재빨리 16면. 20면으로 지면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 88올림픽을 계기로 24면. 28면. 32면. 40면. 48면으로 계속 증면이 이어져 광고지면이 대폭 증대되고 페이지네이션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증면이 이뤄진 뒤 지면의 특성을 살펴보면 기존 8면제의 틀을 중심으로 한 두 개 지면을 늘리는 선으로 1면은 프론트페이지로 완전 종합면의 성격을 띠었고 2~5면은 정치 및 종합뉴스와 해설기사를 싣고 6. 7면 국제관계 외신기사. 8~10면 경제뉴스를 국내경제. 해외경제. 주식시세표로 분리 처리하였고 이어서 사회성 기사가 4개면 정도 늘어났다. 스포츠기사도 2개면으로 확대되었고 새로 선보인 지면은 인물동정. 독자투고를 포함한 사설. 논설을 다루는 오피니언페이지가 신설되었고 생활정보. 여성페이지. 부동산페이지. 공연문화. 출판정보. 건강상식. 레저소식 등이 다뤄졌다.

증면이 이뤄지면서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는 사회성 기사가 뒷부분에 배치된 이유이다. 독립신문 시절 전면(前面)을 바로 넘기면 잡보기사가 나오는 현상이 계속 이어져 뒷부분에 배면되는 결과를 낳았다.


저명한 신문학자 윌버 쉬람(Wilbur Schramm)은 독자들은 기사를 읽을 때 두 가지의 보상을 기대하게 되는데 독자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주는 즉각보수형 뉴스(스포츠. 오락. 연예. 사건사고)와 독자에게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서서히 반응하는 지연보수형 뉴스(정치. 경제. 과학. 교육. 외교)로 분류한다. 따라서 배면의 경우 지연보수형 뉴스는 앞부분에 즉각보수형 뉴스는 뒷부분에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무려 100여면에 이르도록 증면이 이뤄지면서 독자들은 신문의 부피가 너무 많아 지면이 자주 빠지고 흐뜨러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지면의 특성에 따라 뉴스가 순차적으로 된 페이지가 망가져 필요한 뉴스를 찾을 수 없으며 신문뭉치를 들고 다닐 수가 없기 때문에 불편할 뿐만 아니라 선호하는 뉴스가 어느 부분에 배열되어 있는지 찾을 수 없어 곤혹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많은 지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독서를 할려면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TV뉴스를 보고 신문을 멀리하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꼭 필요로 하는 뉴스를 찾는 경우를 제외하곤 신문을 외면하는 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오로지 재벌급 신문이 광고 수입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사세를 과시하기 위하여 증면을 시도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낭비되는 지면의 량은 무한대로 허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국내 경제 수준이나 지성적 차원에서 알토란 같은 뉴스만 선별하여 게재하는 지혜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32면 수준이 가장 바람직한 지면의 양이라고 사료된다.

김 지 용(편집이사/논설실장)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