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조창용 산업부 부장] 청와대와 국회가 경제민주화에서 한 발 후퇴해 경제살리기에 나서면서 대기업들의 규제 족쇄를 풀어주자 대기업들은 이 때다 하고 슬그므니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신세계 같은 유통 대기업은 '상생'을 포장한 채 골목 싹쓸이에 나서 구멍가게 주인들로부터 비명을 지르도록 하고 있다.

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사회공헌 비용을 줄이기 까지 했다. 모두가 고삐가 풀린 탓이다.

최근 투자를 미루면서 사내 유보금을 쌓아놓자 정부에서 보다못해 과세를 하겠다고 어름장까지 놓을 지경이다.

왜 이렇게 대기업들의 방종이 심해졌을까? 정권 출범 초기만 해도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숨도 못쉬던 대기업들이 금세 잊은채 다시금 이익추구에 골몰하기 시작한 이유가 있다.

바로 정책은 있지만 실행의지가 없고 서민들을 되돌아 본다는 자세마저 실종된 탓이다. 오락가락하는 경제정책에 약삭빠른 대기업들이 눈치를 챈 것이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자 롯데마트 같은 유통 대기업들이 지정 휴무제를 폐지해 달라고 읍소하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부품 협력업체 단가를 후려치는 등 비용 줄이기로 위기를 넘기려 하고 있다.

정작 경영의 실패 탓을 하며 반성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전부 정책탓이고 경기 타령 뿐이다.

기업이란 무엇인가? 현실엔 없는 시장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경영의 수완을 발휘해 적자기업을 흑자기업으로 반전 시키키도 하는게 기업가의 정신이다. 사회적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기업을 일으켜 고용을 창출하는 것도 기업가 정신이다.

이런 기업가 정신은 실종된 채 타령 뿐이다. 옛말에 잘되면 제 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이란 말이 있다. 우리의 기업가 정신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제 2,3의 경제위기란 언제든지 들이닥친다.

국민은 정부를 믿지 않고 기업은 제 살자고 임금을 깎고 납품단가를 후려친다면 경제 악순환은 반복될 것이다.

기업들은 걸핏하면 해외로 사업장을 옮긴다는 말을 한다. 밖으로 나가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 집 떠나면 춥고 배고픈건 기업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국적없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죽으나 사나 오직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그에 힘입어 해외에 나가서도 기죽지 않고 경쟁 하는 길 만이 살길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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