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시대 막 내리고 이재용 체제 구축 박차

[일간투데이 정구영 기자] 삼성가의 2막 3장 하모니가 울려 퍼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마침내 이건희 시대의 막을 내리고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시대의 장을 올릴 준비로 한창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빠른 감은 있지만 이건희 회장의 병세가 예전처럼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가운데 우선은 그룹의 지배구조가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급 전환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소식은‘이재용 시대’가 좀 더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한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통합으로 생겨나는 회사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다.

두 회사의 1대2.359라는 합병 비율에 따라 삼성전자는 보유지분이 12.5%가 돼 최대주주의 지위에 올라섰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삼성SDS(지분 22.58%), 삼성테크윈(지분 25.46%) 등과 함께 삼성중공업을 거느리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건설 및 조선사업을 계열화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더 강화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대주주가 삼성생명(7.55%)이고 삼성물산(4.06%)과 이건희 회장(3.38% )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고 제일모직(19.34%)이 2대주주다.

그동안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였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 이후 최근에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 및 삼성중공업 통합 회사의 구조로 바뀌었다.

이번 통합으로 삼성전자가 중공업 및 전기 계열사의 직할체제를 구축하게되면 삼성전자의 계열사 지배력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업 및 계열사 지배력 강화를 통한 경영승계의 수순은 물흐르듯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장이 올라가는 시점은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연내 상장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통합 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이 일단 이재용 체제를 구축하더라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 등의 역할 분담과 계열분리 그림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최근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제일모직과 삼성전자와 산하의 전자, 건설, 화학,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은 이재용 부회장이, 호텔신라 등의 호텔 및 레저사업 등은 이부진 사장이, 패션과 광고기획 사업 등은 이서현 사장이 주력하며 이재용 부회장을 보좌하는 형태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새고 있는 만큼 현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닌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은 이번 합병을 통해서 이재용 체제의 밑그림으로 순환출자 문제와 세금 문제도 해소하고, 3남매간 역할 분담의 연결고리도 함께 만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만약의 수가 그려질 경우에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울려퍼지는 것이 아니라 후계구도를 놓고 남매간 불협화음이 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얘기가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어쨌든 현시점에서 관측되는 것은 어머니 홍씨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시대가 완성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이 삼성 지배구조에서 ‘최상위’에 있는 만큼 주요 계열사의 상장 과정에서 경영승계의 지배력 강화를 통해 ‘이재용 시대’의 완성도가 90%를 훌쩍 넘어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제는 창업자인 할아버지 고 이병철 회장과 오늘의 삼성으로 그룹을 발전시킨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역량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얼마나 능력을 발휘 할것인가다.

이건희 회장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 삼성의 주력 상품들이 줄줄이 매출 부진을 보였지만 미래의 삼성에 거는 기대치만큼 이재용체재의 삼성 청사진에 거는 기대 또한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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