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간투데이 김지용 논설위원

[일간투데이 김지용 기자] 국경없는 그들은 누구인가

MSA(Medecins Sans Frontieres ․ 프랑스어) 또는 DWB(Doctors without Borders ․ 영어)로 약칭되는 <국경 없는 의사회>는 문자 그대로 국경이 없는 긴급의료단체다. 1968년 프랑스의 베르나르 쿠슈네르(Bernard Kouchner) 등 청년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비정부기구(NGO)로, 나이지리아의 비아프라 전쟁에서 국제 적십자사 활동을 하다가 분리되어 설립되었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든 전쟁기아나 질병, 자연재해 등이 발생하여 의사의 구조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조건 없이 피해주민들의 구호에 앞장선다. 이는 중립과 공평을 원칙으로 하는 적십자사연맹의 활동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이하 MSA)의 운동은 점차 국외로 까지 퍼져나가 1980년대에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에 지부가 발족되었고 ‘국경없는 의사회’ 국제 사무국 본부가 벨기에의 브뤼셀에 설치되었다.

MSA는 1995년부터 북한에서 3년 간 구호활동을 펼쳤으나 구호품 배분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철수한 바 있으며 현재는 세계 최대의 국제적 긴급 의료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펼친 공로로 1997년 서울특별시로부터 서울 평화상을 받은데 이어 2년뒤 1999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MSA는 국가 간 협정의 틀에 묶여있는 국제적십자사의 한계를 넘어 오직 인류애에 헌신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국경과 이념, 종교, 인종의 벽을 뛰어 넘어 활동해 오고 있다. 브뤼셀 본부에는 세계 45개국에서 모인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는데, 이 곳 브뤼셀본부는 전 세계에서 의사들이 몰려 줄을 이어 순번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개별정부의 직접지원은 절대 사절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서아프리카에서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외신이 전하고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 사람들이 지나가면 병이 돈다.”는 루머가 유포되면서 예방과 치료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와 더불어 ‘국경 없는 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eres ;RSF))의 활약도 괄목할만 하다. 영어로는 RWB(Reporters without Borders). 세계 전역의 언론 자유 신장과 언론인들의 인권 보호, 투옥된 각국 언론인들의 변호 및 언론 상황 감시 등을 목적으로 1985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국제적인 기자단체이다. 본부는 파리에 두고 있으며, 2005년 현재 아시아 유럽 등 5개 대륙에 9개의 지부를 두고 전 세계 130개국에 특파원을 파견하고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이하 RSF)는 국제적인 언론인 인권 보호 단체로, 세계 전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언론인들의 인권과 관련된 문제를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취재해 각국 언론에 보도하는 활동을 한다. 특히 전쟁이나 내란 지역 등을 취재하다 투옥된 언론인들의 보호, 언론활동으로 인해 고통 받는 각국의 언론인 및 가족에 대한 지원, 세계 각국의 언론 자유 상황 발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해마다 세계 언론 자유의 날 5월 3일에는 한 해 동안의 세계 언론 자유 상황을 평가한 언론자유 상황 실태와 전 세계 국가들의 언론 자유도를 국가별로 순위를 매겨 세계 언론 자유지수를 발표하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RSF가 평가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3년 연속 추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는 전체 180개 조사 대상국가 가운데 57위로 지난 해보다 7단계나 떨어졌다고 한다.

또한 RSF는 지난 해 전 세계에서 71명의 언론인이 업무와 관련하여 살해됐다고 밝혔다. 지난 해 2013년은 연간 언론인 희생자를 집계하기 시작한지 18년만에 피살 기자가 가장 많은 해였다고 한다. 무장단체나 이슬람 민병대에 희생되거나, 심지어는 경찰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니 가슴 아픈 일이다.

지난 달 20일에도 이라크 수니파 무장 세력 ‘이슬람 국가’(IS)에 의해 미국 제임스 폴 리기자가 참수되어 세계인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게다가 그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 미국의 공습이 계속되면 억류하고 있는 또 다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도 살해하겠다고 위협, 결국 이마저 살해됐다고 한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 살해 등 각종 인권 사각지대를 보도하여 전쟁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 보자고 목숨을 바치는 기자가 있는 한 세계평화는 앞당겨 질 것이라고 믿는다.


김 지 용(편집이사/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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