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지용 기자]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최고의 권위지인 뉴욕타임즈는 1851년 아돌프 옥스가 인수하였을 당시 사설에서 “두려움이나 편파성 없이 관련된 정파. 정당.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뉴스를 불편부당하게 제공할 것이다” 라고 썼다.

이와같은 자긍심을 가지고 신문경영을 해오던 뉴욕타임즈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순간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미디어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함께 미국신문을 대표하던 뉴욕타임즈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신문의 얼굴인 1면에 광고를 싣지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올해 초 1월5일자부터 드디어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뉴욕타임즈는 광고없이 밋밋한 형식으로 딱딱한 감을 줬고 지성적 차원의 기사만을 선호하여 ‘그레이 레이디’(Gray Lady)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는데 1면에 광고가 실리자 “USA투데이 같다”는 평을 받기도 하였다.

뉴욕타임즈는 “인력감축과 함께 면수 조정. 자회사 매각 등 다방면의 경영혁신을 시도해왔지만 악화된 경영의 개선이 안되어 1면에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다”고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러한 변신의 시도에도 기대했던만큼 효과가 나타나지않자 설즈버거 뉴욕타임즈 회장겸 발행인과 마크 톰슨 최고경영자는 지난 1일자 (현지시간)로 편집국 인력의 7.5%인 1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신문편집과 사업분야의 일부 자리를 없애고 독자투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NYT오피니언’을 폐지하기로 했다면서 기자들의 자발적인 퇴사가 미흡하면 해고절차에 들어 갈 수 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이들은 “감원 대상자나 동료들에게는 고통스런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신문발행의 비용을 통제하고 장기적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반면 디지털분야에 투자를 계속, 모바일사업을 확장하고 공격적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주수입원인 지면광고의 비중을 낮추고 대신 인터넷판 광고와 구독료를 늘리는 전략을 추진, 수입증대를 꾀했지만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해 인력감축이란 카드를 꺼내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즈. 헤럴드트리뷴. 보스톤글로브를 소유한 NYT컴퍼니는 작년 11월 전년도 대비 매출이 22%나 감소되었다.
이로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올해 초 기술직 19명을 해고한데 이어 지난 여름 베테랑기자. 에디터를 포함 40명 가까이 감원했으며 전국지로 인기를 모았던 USA투데이도 지난 달 9월 전체 인원의 10%수준인 70명내외의 직원을 해고했다.

미국신문들이 위기극복의 일환으로 각종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 최초로 100년 전통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지난 해 10월28일 종이신문 발행을 포기하고 온라인 신문으로 전환한데 이어 90년 전통의 진보신문 매더슨의 ‘캐피털타임스’도 1960년대까지 4만부를 발행하였으나 작년 하반기 1만8천부까지 줄어들자 온라인으로 돌아섰다.

슈페리어에서 발행되는 ‘데일리 텔레그램’도 7월부터 종이신문은 주 2회만 발행하고 나머지는 뉴스웹사이트를 통해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미국 전역 84개의 일간신문과 수백개의 지역신문을 보유한 언론기업 ‘가넷’(Gannett)은 연내에 10%의 인원을 추가로 감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0%는 300명에 달하는 숫자이다. 시카코트리뷴. LA타임스 등을 소유한 트리뷴컴퍼니도 전반적인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작년 12월9일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 미 갤럽조사에 따르면 30세이하 성인 가운데 22%만이 신문을 읽고 있으며 일간지 구독자층 평균 연령이 56세라고 밝혀 독자의 고령화와 종이신문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신문이 위기일수록 그 근본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여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뉴욕타임즈의 뉴스분석 책임자 제임스 로빈슨은 지난 29일 한국편집기자협회 50주년 콘퍼런스 ‘미디어의 디지털전환과 미래저널리즘’의 기조연설에서 “독자에 대한 분석없이는 저널리즘의 미래도 없다”고 말하고 뉴욕타임즈가 개발한 독자분석 도구인 ‘패키지 매퍼’를 소개했다. 뉴욕타임즈는 패키지 매퍼를 통해 독자들의 행동패턴을 분석해보니 다수의 독자들이 한 두가지 콘텐츠만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각 기사간 연결고리가 부족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현재 모든 주제의 기사에 패키지 매퍼를 이용, 10분마다 업데이트 되는 독자들의 클릭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즉각적으로 편집에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론적으로 독자들은 기사의 질을 향상시키고 신뢰받는 기사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줌으로써 정보의 충족감을 느낀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김 지 용(편집이사/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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