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박원순 시장 중재로 '타결'...정치적 '뒷맛' 남겨

[일간투데이 조창용 기자] 아우디가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정비공장 건설이 현지 주민들 반발과 법원의 건축허가 취소로 무산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아우디 협력업체 직원들이 심각한 타격을 '호소'하고 나서 주목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내곡지구에서 지역 주민들과 청책토론회를 열고 "아우디 공장을 이전할 대체 용지를 찾았다"며 "반대하는 현지 주민들을 설득하면 가능할 것 같다"고 중재 방안을 제시해 결과가 주목된다.

자동차 업계는 "수입차 부품ㆍ정비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 요구가 계속 늘고 있다"며 "서울시 측이 중재에 나서 아우디 공장에 대한 해결책을 서둘러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서울시 청책토론회가 열린 내곡지구에는 아우디 협력업체 근로자 50여 명이 참석해 "정비공장 공사가 중단되면서 협력업체와 근로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공사를 즉각 재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아우디코리아는 12일 "한국에서 신차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차량 보수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는 정비공장이 필요하다"며 한국 딜러회사와 협력해 정비공장 건설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우디가 서울 강남에 대규모 정비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내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차량 보수 서비스 강화에 대한 소비자들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한국법인을 설립한 아우디는 해마다 신차 판매가 늘어나며 2011년 1만대, 지난해 2만대 판매를 차례로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2만5000대 안팎의 판매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는 올해도 1~9월 국내 시장에서 총 1만9158대를 판매하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에 이어 수입차 4위에 올라 있다.

이처럼 실적이 좋아지자 아우디는 서초구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에 대규모 정비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으며 지난해 10월 착공한 이후 총 400억원 투자 계획 가운데 300억원이 투입돼 마무리 공정에 들어간 상태다.

아우디 국내 딜러 회사인 위본모터스가 추진 중인 이 공장은 1만9835㎡(약 6000평) 규모(지하 4층~지상 3층)에 서비스 직원만 60여 명에 달해 국내 수입차 정비공장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곡동 주민들은 아우디 정비공장 건설에 반대하며 지난해 1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7월 서초구 건축허가가 위법이라는 법원 1심 판결이 나오면서 현재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내곡동 주민들은 "공장 예정 지역이 초등학교와 가까운 데다 아파트단지 인근에 자동차 정비공장이 들어서면 발암물질 유출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아우디 측은 항소심을 제기해 공장 건설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아우디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며 조기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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