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지용 기자]

한 소녀의 용기있는 행동이 인류를 감동시키고 있다. 인종간의 괴리를 없애고 자유와 평등의 정신을 심어 인류애의 참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구의 한편에서는 지역간 종교적 갈등으로 아집과 독선만이 만연,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 있다.
아직도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이 말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극을 떨쳐버리고 인간답게 평등한 세상을 살아보자고 외치는 소녀,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외치는 소녀. 말랄라가 2014년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가 16세 되던 지난해 7월 12일 뉴욕 유엔본부에 그녀를 초대했다. 그리고 전 세계인 앞에서 연설을 할 수 있는 영광된 기회를 안겨줬다. 말랄라는 1997년 7월 12일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인 스와트밸리에서 자랐다.
말랄라는 유엔 연설에서 “한 아이, 한 선생님, 하나의 펜, 하나의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서 “교육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교육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말랄라는 2013년 역대 최연소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지명됐으나 아쉽게 수상 기회를 놓쳤다가 결국 올해 다시 후보에 올라 끝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17세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말랄라는 노벨평화상이라는 기쁨과 함께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라는 영예까지 동시에 거머쥐었다. 인도의 인권 교육운동가인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와 더불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가 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는 한편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한 투쟁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이날은 제2의 탄생일인 셈이다. 2년 전인 2012년 그녀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신세가 되었다. 교육운동가인 아버지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집으로 향하던 그녀는 스쿨버스 안에서 끔찍한 일을 겪게 되었다. 검은색 콜트 45구경 권총을 든 탈레반 요원이 얼굴을 가린 채 버스 뒷좌석에 앉아있던 말랄라를 향해 세 발을 쏘았다. 그중 한 발이 말랄라의 왼쪽 눈 옆을 뚫고 들어가 왼쪽 어깨로 빠져 나갔다.

그동안 말랄라는 BBC방송을 통해 여자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을 금지한 탈레반을 고발하는 내용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부터 위협을 받아오기 시작했다. 말랄라는 11세이던 2008년 영국 BBC 방송의 블로그를 통해 탈레반 치하에서의 삶을 전 세계에 생생히 전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말랄라는 특히 지역 내 여성의 교육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자신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주로 올렸다. 소녀는 파키스탄의 모든 여성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에 맞은 말랄라가 사경을 헤매인다는 소식을 접한 영국은 말랄라를 버밍엄의 퀸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옮겨 치료에 나섰다. 의료진의 극진한 보살핌에 힘입어 기적적으로 회복된 말랄라는 어린이, 특히 여자 어린이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한 활동에 매진하였다. 이후 영국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한 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명적인 총상에도 소녀는 굴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맡겨진 소명을 다하지 못한 때문인지 소녀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다. 말랄라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뒤 영국에 거주하면서 파키스탄 등 저개발 국가의 여성 교육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같은 말랄라의 용기 있는 행동에 미국 유명 주간지 타임지는 2013년 4월 소녀를 ‘전 세계 영향력 있는 100명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말랄라는 유엔 연설에서 “테러리스트들은 힘으로 나의 목표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내 삶에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절망이 사라진 대신 힘과 용기 그리고 열정을 새로 갖게 됐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해 전 세계 100여 개 국 대표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후 말랄라의 생일인 7월 12일을 ‘말랄라의 날(Malala Day)’로 지정하는 동시에 유엔을 중심으로 모두가 교육을 받는 세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제 더 이상 말랄라는 외롭거나 슬프지않다.
온 인류가 말랄라가 희구하는 여성교육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오직 용기와 그녀를 위한 기도가 있을 뿐이다.

김 지 용(편집이사/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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