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선태규 기자] 30대 그룹 상장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사실상 희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18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직원 대비 임원 비율(2014년 1분기 기준)을 조사한 결과, 115명당 1명꼴인 0.87%로 집계됐다.

임원 승진확률은 지난해 같은 시기의 0.92%보다 낮아졌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직원은 82만3147명에서 6.1% 증가했지만, 임원은 7546명에서 1.1% 늘어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30대 그룹 상장사 전체 직원 수는 87만3548명이었고, 임원은 7628명이었다. 임원은 사외이사·감사 등 비상근을 뺀 상근직을 기준으로 했으며, 대주주 일가는 제외했다.

상무·이사 등 '첫 별' 진입 비율도 0.59%에서 0.57%로 낮아졌고, 임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해도 전무·사장 승진 확률은 매 직급마다 또다시 절반으로 줄었다.

전무는 0.11%, 부사장은 0.05%, 사장은 0.02%였다. 결국 대기업 그룹에 입사해 사장까지 승진하는 확률은 1만 명당 2명 꼴이다.

30대 그룹 중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4.31%의 미래에셋이었다.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와이디온라인의 직원은 1천950명, 임원이 84명으로 20여명 당 1명꼴이었다. 특히 남자의 경우 임원 비율이 7.29%로 30대 그룹 중 단연 최고였고, 여성도 0.47%로 OCI에 이어 2위였다.

2위는 두산으로 직원 2만1072명에 임원 418명으로 1.98%였고, 대림(1.94%), 에쓰-오일(1.84%), OCI(1.76%), 코오롱(1.73%), 영풍(1.64%), 한화(1.48%), 동국제강(1.45%), 효성·현대(각 1.39%) 순으로 ‘톱 10’을 차지했다.

임원 비율이 높은 10개 그룹 중 10대 그룹은 한화가 유일했다.

삼성그룹은 임원 수가 2199명으로 단순 숫자로는 30대 그룹 중 가장 많지만, 직원도 18만8195명에 달해 임원비율(1.17%)이 13위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임원 수가 898명으로 삼성에 이어 2위였지만 임원비율은 0.68%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그밖에 동부(1.21%)와 현대백화점(1%)이 1%대 임원비율을 기록했고, LS(0.95%), CJ(0.92%), 대우건설(0.91%)은 30대 그룹 평균보다는 높았지만 1%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어 SK(0.86%)→GS(0.84%)→현대중공업(0.81%)→금호아시아나(0.77%)→한진(0.74%)→롯데(0.69%)→현대차·포스코(각 0.68%)→LG(0.64%) 순이었다.

KT는 직원 5만3912명에 임원 119명으로 임원비율(0.22%)이 30대 그룹 중 가장 낮았고, 신세계(0.27%)와 대우조선해양(0.42%)도 최저 수준이었다.

30대 그룹 임원 7628명 중 여성은 131명(1.7%)이었고, 여직원 21만1165명 대비 비율은 0.06%를 기록했다. 이는 남성 임원비율 1.13% 대비 20배가량 낮은 수치다. 사장단 중 여성은 전무했다.

남성 임원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7.29%)이었고, 효성(2.24%), 현대백화점(2.18%), 한화(2.16%), 코오롱·두산(각 2.15%) 순이었다. 여성은 OCI(0.69%)에 이어 미래에셋(0.47%), 두산(0.17%), 현대백화점(0.14%), 포스코·CJ(각 0.13%)가 뒤를 이었다.

전체 임원 중 삼성과 현대차 임원이 397명으로 41%를 차지했으며, 전년 38.6%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올 들어 장기간 불황으로 대기업 그룹들의 긴축경영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연말 정기인사 후에는 임원 비율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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