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청약통장 가입자 적어 ‘이례적’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펜트하우스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청약 시장이 침체돼 있어 중대형이나 소형은 미달이 나도 펜트하우스 만큼은 순위내에서 마감되는 곳이 적지 않다.

통상 펜트하우스는 공급 가구수가 10가구 미만으로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나, 분양가가 비싸고 청약통장 가입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7일 신동아건설에 따르면 고양시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는 지난 2일부터 4일가지의 청약에서 전체 3316가구중 66%가 미달됐으나, 펜트하우스급의 초대형 주택형은 상당수가 마감됐다.

규모가 가장 큰 348.49㎡(105평형)은 4가구 모집에 4명이 신청해 1.25대 1, 295.9㎡(89평형)은 역시 4가구 모집에 8명이 접수해 2대 1로 마감됐다.

또 296.29㎡(89평형)과 255.41㎡(77평형)도 각각 6명과 17명이 접수해 1대 1, 2.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대형 등 나머지 주택형 가운데 153.06㎡(46평형) 1개를 제외하고 모두 미달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앞서 작년 말 1~3순위 청약을 받은 고양 식사지구도 마찬가지다. 위시티 벽산 블루밍 아파트의 경우 펜트하우스 6개 주택형 가운데 4개가 순위내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이 아파트도 3순위까지 모집 가구수(2526가구)의 82%가 미분양이었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307.24㎡(93평형)는 9가구 모집에 13명이 신청해 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 가운데 1, 2순위 청약자도 5명이나 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펜트하우스의 경우 경쟁이 붙는 바람에 입주 때까지 전매가 되지 않음에도 일부 떴다방들이 당첨자를 상대로 프리미엄 작업을 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앞서 작년 11월 말 동양건설이 김포시 걸포동에 분양한 동양 오스타 파라곤의 경우도 중대형은 미달된 곳이 많았으나 펜트하우스 246.7㎡(74평형) 2가구와 249.6㎡(75평형) 4가구는 각각 1순위와 3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분양가가 3.3㎡당 최고 4500만원대로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 부산 해운대의 주상복합아파트도 초대형 펜트하우스에 사전 예약자와 문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분양가가 무려 44억2000여만원에 달하는 두산 위브 더 제니스 325㎡(98평형)의 경우 지난 2-4일 청약에서 1, 2순위에 3명, 3순위에 4명이 청약한 것은 물론 사전예약에서 부유층과 법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5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해운대 아이파크 역시 분양가가 57억6천만원선인 '슈퍼 펜트하우스' 423.4㎡(128평형, 2가구)에 대한 부유층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청약시장에서 펜트하우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공급 가구수가 적어 희소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보통 맨 꼭대기층에 1가구씩만 배치해 조망권이 띄어나고, 사생활 보호 기능도 탁월하다. 사업가나 연예인 등 특정 여유층이 많이 찾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가격이 비싼 대신 건설사들이 최고급 마감재와 색다른 설계를 적용해 일반 중대형과 차별화 된다는 것도 특징이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펜트하우스는 대부분 수입 마감재가 적용되고, 일반 중대형엔 없는 테라스 정원 등이 서비스 공간으로 제공돼 아파트지만 단독주택에서 사는 느낌이 든다"며 "가격이 비싸 유동성이 낮은 것 같지만 희소가치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펜트하우스 인기는 부유층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나 대출 규제 등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특히 상한제가 적용되면 앞으로 초대형 고가 아파트가 나오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인기가 더욱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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