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조경종 기자]

▲ 조경종 기자

산업화의 물꼬가 트이고 이른바 80년대 초 민주화의 바람이 대한민국을 한차례 쉽쓸고 지나갈 그 무렵, 이른바 지금의 소상공인이라 불리는 개인 사무실에 한 명 내지 두 세 명의 경리직 사무원의 고용이 유행하던 시대가 있었다.
이들은 단순 업무에 종사하는 나이 어린 이제 갓 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이었다.


이들 새내기들은 사무실에 출근하면 먼저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책상과 바닥 등 청소를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그야말로 단순 근로자들로 사무실의 분위기나 업무분위기 조성에 필요한 인력들이다.지금으로 치자면 비정규직 아르바이트격인 것이다.

그 시절 이른바 '사장님'으로 군림하던 사업주는 직원을 부를 때 어~이 '김양', 혹은 '미쓰~김'이라고 불렸는데, 근무하는 태도나 능력에 따라 호칭을 다르게 불렀었다, 이른바 영리하고 순발력 있는 직원에게는 '미쓰~ 리',미쓰 김'이라 호칭하며 대우를 했고, 그렇지 못한 조금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외모에 약간 자신이 없어 보이는 직원에게는 '박양~아' 최양~아'로 호칭하여 차별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예를 들자면 업무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동료들 간에 의사소통이나 친목을 도모하는 데 약간 부족함이 느껴진다 싶은 경우에는 이름을 부른는 대신 무슨 양, 무슨 양으로 호칭함으로 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근근히 생활해 가던 그야말로 어려운 시기였다. 한 집에 5명에서 7명까지의 식구가 사는 것이 평균이었고, 도심의 거리는 한가했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시각까지 이런 저런 잡다한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집안의 동생들과 따끈한 호빵으로 가족의 정을 나누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적어도 '박 양~아' 전승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예전에 조금 모자라고 사회기여도 면에서 적잖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던 시대의 그 '박 양'이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의 청와대의 대통령 개인 트래이너에 3급 고위 공직자를 임명하고 억대의 필라테스트 기구를 사들이면서 국고를 축내는가 하면, 호텔 헬스크럽 강사출신 인사를 대통령 전속 트레이너로 채용했다는 보도를 접한 국민의 심정은 그야말로 '박 양~아'를 불러 외치고 싶을 것이다.

국가는 국민의 주권을 담보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헌신하는 하나의 행정적 사법적 입법적 기구에 불과한 것이다. 국민이 편안하고 자신이 낸 새금이 국가운영에 필요한 적세적소에 적절히 사용되고 있을 때 국가는 대통령의 통치 아래 평화를 느끼는 것이다.

대통령이 조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박 양~아" 대신 "아무게 대통령님"으로 온 국민이 호칭하는 그런 대통령을 기다려 본다. 비록 적잖이 늦은 감이 있더라도 깊이 생각하고 많이 공부하는 그리하여 인문학에 관심을 뛰어넘는 인문학을 잘 아는 사람들의 정부였으면 참 좋겠다. 조경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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