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스타2014 행사장 모습.
[일간투데이 선태규 기자] 모바일 게임에 대한 업계의 위기감이 제기되고 있다.

급속한 성장으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과 함께 조만간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리니지이터널' '로스트야크'…온라인게임 부활

올해 다소 주춤했던 온라인게임은 20~23일 진행된 '지스타 2014'를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스타게임 '리니지',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등의 후속작들이 베일을 벗은 만큼 모바일게임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2014'에서 MMORPG 게임 '리니지이터널' 부스를 크게 세워 관객을 맞았다. 리니지 시리즈의 세계관을 잇는 이 게임은 2011년 처음 일반에 공개된 데 이어 올해 지스타에서 체험 버전이 최초로 공개됐다.

넥슨도 엔씨소프트(200 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80부스를 설치해 15종의 신작 게임을 선보였다. 그중 온라인게임 신작이 9종으로 무게를 더 실었다. 전작의 명성을 이어갈 '메이플스토리2'와 '서든어택2',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FPS게임 '공각기동대 온라인' 등도 포함된다.

스마일게이트와 엑스엘게임즈는 각각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와 '문명 온라인'으로 기지개를 켠다. 다음게임의 '검은사막',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액토즈소프트의 '파이널판타지 14'도 기대작이다.

대부분 게임이 2015년 초 첫 테스트를 시작하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회사를 선두로 올해는 침체기에 있던 온라인게임들이 출시, 반격에 나섰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연이어 대작 및 인기시리즈들이 상용화돼 온라인게임이 빼앗겼던 주도권을 다시 잡을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B2C관서 자취 감춘 모바일게임

지난해 '지스타2013' B2C(기업 대 소비자) 부스를 채웠던 모바일게임사들은 올해 자취를 감췄다. 몇몇 모바일게임은 공동부스를 통해 만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홍보부스 곳곳에 운집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홍보 부스를 하나 준비하는 데 드는 돈은 1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모바일게임 개발사는 지난해 큰돈을 들여 부스를 세웠지만, 흐름이 빠른 모바일 게임 상황과 작은 화면의 한계 등으로 홍보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개발비 20억원에 10억원이라는 돈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해외바이어들을 상대로 하는 B2B관에는 모바일게임 회사들이 제법 들어섰다.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에서 선발주자로 시작했지만, 모바일게임에서는 일본, 중국 등 국가보다 뒤늦게 흐름을 따랐다.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뒤늦게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온라인게임으로 이미 기술력과 참신성을 인정받은 만큼 모바일게임에 관심을 가진 해외바이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진출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게임보다 글로벌 유통이 쉬운 모바일게임을 내놓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도전이 최근 줄을 잇고 있다. 500억원 이상 드는 온라인게임 개발 비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바일게임으로 넘어오는 개발자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루에만 몇 십 개의 모바일게임이 등장하는 가운데 그중 유저들의 선택을 받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장되는 게임들이 많아 개발자들도 일자리를 잃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이 많을수록 고용 불안정 시장이 형성돼 실력좋은 개발자들이 직장을 잃고 시장에 나온다"면서 "그들이 다시 온라인게임으로 넘어가려고 해도 이미 흐름이 많이 달라져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짚었다.

◇모바일과 PC게임의 동시 성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스타2014' 개막 이틀 전인 18일 "모바일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에도 엔씨소프트 부스를 방문, 모바일게임 시장 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지이터널'과 같은 신작들을 모바일과 함께 PC에서도 연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핵심 목표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게임플레이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미 시장에 유통된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을 PC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조정해 보다 큰 화면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모바일게임도 PC와 구현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스케일이 커지게 되면 모바일게임도 결국 큰 회사 위주로 흡수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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