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실적악화로 신종균 사장 퇴진 가능성

[일간투데이 선태규 기자]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을 총괄하는 윤부근 사장이 IT·모바일 부문까지 맡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신종균 사장이, 소비자가전은 윤부근 사장,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과 같은 부품(DS) 사업 부문은 권오현 부회장이 이끄는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인 조직 개편안에 따라 신종균 사장이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IM 부문의 수장직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신 사장은 공동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윤부근 사장이 모바일 사업 부문도 총괄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권 부회장은 부품 사업 부문의 수장 자리에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WSJ는 "최종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연말 정기 인사가 진행되면서 조직 개편의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며 "다만 윤 사장의 임무가 확대되면 사업 전략 일원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쟁사들의 전략에 좀 더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WSJ는 특히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 신세를 진 후 삼성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후계 구도를 정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인사 개편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봤다.

WSJ는 "윤 사장이 모바일 사업 부문도 총괄하게 되면 가전제품과 인터넷의 연결성을 높인 홈네트워크 서비스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향상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윤 사장은 홈네트워크 서비스 사업 추진을 적극 지지해 왔고, 지난 8월 미국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회사인 스마트싱스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WSJ에 따르면 사업부문을 개편하려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미 진행 중이다.

이종석(그레고리 리) 삼성전자 북미 총괄 부사장이 미국 내 삼성 모바일 부문과 소비자 가전 부문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부문간 겹치는 직위들을 정리하고 있다. 아직 두 부문의 통합이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로, 내년 초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가 이종석 부사장의 관할로 배치된 한편, 삼성이 올해 영입한 전 디즈니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존 플레전트가 이끄는 새로운 경영팀이 삼성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될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을 이끌게 된다.

유럽 지사의 조직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영국 법인에서 IM 부문을 담당하던 사이먼 스탠포드 부사장을 실적악화의 책임을 물어 내보냈다. 후임으로 영국 법인에서 기업간거래를 담당하던 롭 오르 부사장이 왔지만, 오르부사장 역시 채 두 달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국 법인의 IM 부문 수장직은 비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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