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크림반도 군기지 시설·병력 강화

[일간투데이 김태공 기자]
26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총사령관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대화 바람'이 흑해 전체를 장악하는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BC 뉴스에 따르면 고위급 회담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필립 브리드러브 NATO 총사령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를 비롯해 지난 3월 흡수한 크림반도에도 러시아 군대가 집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지난 24일 조지아(그루지아)로부터 분리·독립한 압하지아 자치공화국과 군사·경제통합을 가속화하는 조약을 체결한 이후 나왔다.

양국은 외교와 국방, 경제, 사회정책 등을 조화시키는 데 합의했다. 또 합동 군대를 창설하고 이를 중심으로 국제 현안에 공동 대응하게 된다.

특히 지휘권은 러시아가 맡게 되고 어느 한쪽이 공격을 받게 되면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이번 협약은 합병이나 이에 준하는 협력 관계 구축이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압하지아 자치공화국도 흑해와 맞닿아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크림반도와 더불어 친러시아 성향의 남오세티아 등 러시아의 흑해 주변 영향권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조지아와 서방은 압하지아와 남오세티아의 분리·독립을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현실적인 상황에서 보면 이미 러시아의 위성국가로 편입된 지 오래다.

앞서 조지아는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 하루 전 분리·독립을 선언한 남오세티아를 침공했고,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을 때 포격을 시작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반격을 지시했고, 불과 5일 만에 조지아는 러시아 군대에 의해 진압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비난은 있었지만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없었다.

브리드러브 총사령관은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군 기지 시설 및 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핵공격 능력을 갖춘 러시아 부대가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크라스노다르 지역에 주둔해 있던 공군 30전대 소속 전투기 14대를 크림 반도에 배치했다"며 나토의 우려를 기정사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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