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계율종단 불교조계종 한국불교의 희망을 품다.

▲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율사 혜인 대화상.

[일간투데이 하태곤 기자] 예로부터 불가(佛家)에서 부처님 법은 스승을 통해 제자에게 전해져 내려왔다. 방식은 가르침과 인가(認可)다.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고 가르침을 받은 제자는 스승 앞에서 자격을 갖추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선사들은 깨달음을 통해 이를 입증하고 강사들은 학문으로 이를 증명했다. 추상과도 같은 수행가풍으로 전형적인 학(學)과 선(禪)의 경계를 타파한 스님이 그랬다. 회광반조(廻光返照)의 정진으로 평생 외길 지족(知足)의 삶을 실천하는 선지식답게 스님의 일갈(一喝)은 통렬한 수처작주(隨處作主)입처개진(立處皆眞)의 장엄한 화두타파였다.

- 편집자 주 -


오탁악세(五濁惡世)의 탁한 공기가 절치부심하고 있는 한국불교의 개혁을 채찍질하고 있다. 자성과 성찰을 통한 대오각성으로 1700년 한국불교의 위대한 역사를 통렬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는 선지식들의 외침이 그 중심에 있고, 그 외침은 점차 한국불교의 희망으로 담금질되고 있다.

동체대비(同體大悲)로 화쟁(和諍)하라!
외길 지족(知足)의 삶 실천하는 한국불교의 선지식

한 겨울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1월 초, 인터뷰는 고사하고 언론에 얼굴을 내미는 것을 극구 사양했던 스님이 필자의 지극정성이 마음으로 통했는지 모처럼 차나 한 잔 하자는 전갈로 범부의 청(請)에 화답했다. 혹여 스님의 마음이 동(動)할까 서둘러 발길을 강남의 도심 한복판으로 향했다. 한 차례 매서운 바람이 창공을 정화시킨 주말 오후 하늘은 태풍 전만큼이나 고요했고 쾌청했다. 지혜의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했던가! 필자의 손을 잡아끄는 스님의 표정이 마치 산사의 동자승을 연상케 한다. 예의 그 맑고 호탕한 표정으로 범부를 집무실로 안내한 스님은 이내 작심한 듯 불법(佛法)으로 일갈(一喝)했다.

“요즘 시국이 좀 어수선하지요. 지금은 모두가 한 발자국씩 양보하는 겸양의 미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가득차고 넘쳐서 즐거운 것 보다는 부족해도 족함을 알고 부족함을 통해 만족을 얻는 지족(知足)의 삶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스님은 작금의 시기를 총체적 난국이라 진단했다. 특히 지난 해 4월에 있었던 진도 여객선 세월호 참사 등 크고 작은 사건들과 국가적 재난, 그리고 이념과 갈등으로 일그러졌던 우리사회의 씁쓸한 단면들에 대해 스님은 거침없이 포효의 일성(一聲)을 토해냈다. 화합승가의 적자답게 스님의 표정에는 수행자의 고뇌가 묻어 있었고 한국의 정치현실을 반면교사로 삼는 듯, 한국불교의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자신의 철학적 소신이 담겨져 있기도 했다.

“무릇 지도자란 본래 처음 그 마음의 초심(初心)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허공을 날아가는 새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도 늘 서있는 그 자리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삶이 되어야지요.”

정치권을 향해 쓴 소리로 직언을 고하는 스님의 표정이 마치 화엄경 입법계품의 53선지식을 떠 올리게 한다.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이 53선지식을 찾아 구도의 여행을 떠나는 선재동자를 향해 “모든 사람이 그대의 스승이며 선지식” 이니 지위와 신분 성별 노소를 가리지 말고 평상심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던 부처가르침의 표방처럼 실상은 스님이 그랬다. 온화한 표정으로 그러나 세상 밖 풍경을 향해서는 거침없이 일성을 토해내는 그 강직한 이미지가 가히 한국불교 대강백의 가풍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또한 작금의 시기야말로 이념과 사상과 종교를 초월해서 분열과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시대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아집과 편견과 탐욕으로 가득한 삼악도(三惡道)의 세상을 자비와 하심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해서 서로를 포옹하는 세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제는 우리 종교인들도 변화와 개혁을 위한 화쟁(和諍)의 정신을 일궈야 한다며, “무릇 중생의 마음은 원융하여 걸림이 없는 것이니, 태연하기가 허공과 같고 잠잠하기가 오히려 바다와 같으므로 평등하여 차별상(差別相)이 없다.”라는 원효대사의 원융무애(圓融無碍)와 화쟁사상((和諍思想)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래두고 사귄 벗처럼 스님의 소탈함과 순수함은 담소 곳곳에서 묻어 나왔다. 사실 스님의 일갈(一喝)은 그동안 틈틈이 안거의 결제 법어를 통해서도 화두로 내재되어 왔다. 특히 지난 1월 스님은 신년법어를 통해서도 진심법어 돈오진심(眞心法語 頓悟眞心)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민족의 대동단결과 동체대비의 화합을 주창하기도 했다.

청정계율종단 불교조계종 한국불교의 법맥(法脈)견인
총무원장 율사 혜인스님...학(學)과 선(禪)을 겸비한 대강백

스님은 국제 불교 교류에도 탁월한 공적이 심대하다. 지난 해 8월에는 중국을 방문하여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으로 한층 두터워진 한중관계를 문화예술교류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성화 하고자 권영세 중국대사를 예방하는 등 중국불교계 지도자 및 문화계 인사들과 한·중 문화예술교류협회를 설립하기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청정계율종단으로 한국불교의 법맥(法脈)을 견인하고 있는 불교조계종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불교조계종예술문화협회의 법인인가를 받아, 현재 남경중의약대학 한국분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남경중의약대학은 스님이 한국분교의 총장으로 소임을 담당하고 있으며, 삼화불교대학 학장을 15년간 역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유학을 꿈꾸고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참고로 남경중의약대학은 중국의 명문 의약대학으로 지난 1954년 10월 개교한 이래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신중국 중의약 고등교육 교과서를 편찬하였으며, 중국에서는 최초로 중의약 교수를 양성하여 배출하는 등 중의약 발전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불교조계종은 2015년 현재 전국사찰이 1200여개, 신도 수가 무려 3백만 명의 한국불교 3대 종단의 하나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종단차원에서 입종 5년ㆍ수행 30년, 65세 이상 스님들에게 9급 공무원 월급(기본급)에 준하는 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지와 종풍으로는 중국 당나라 도선율사(道宣律師)가 창수(創樹)한 계율종을 기원하여, 신라 자장율사를 종조(宗祖)로 하여 혜인율사를 중흥조(中興祖)로 그 종맥을 이어가도 있으며, 석가세존의 자각(自覺) 각타(覺他) 각행(覺行) 원만(圓滿)한 근본교리와 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전법도생(傳法度生)함을 종지(宗旨)로 지난 2002년 10월 25일 종단을 설립에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저희 종단은 현재 중국 청도와 남경, 미국 뉴욕ㆍ뉴저지ㆍ텍사스ㆍ캘리포니아주, 일본 동경과 오사카 등에 소속 사찰이 건립돼 있고, 앞으로도 영국과 독일 필리핀 베트남 등에 사찰을 건립해 한국불교가 명실 공히 세계 으뜸의 불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율종을 표방하는 종단으로서 계율을 중시하는 수행풍토를 보다 확고히 해나갈 것이며, 청정계율종단으로서 구도의 열기가 치열한 한국불교의 중심 종단이 될 것입니다.”

한북불교의 거승(巨僧)으로 율사 혜인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주석하고 있는 불교조계종의 종단현황은 타 종단과는 운영측면에서 판이하게 다르다. 무엇보다 종단의 산하 스님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수행을 중단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지난 2003년부터 불교의 세계화를 위한 4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주지, 교역자의 교육을 통해, 기존의 교육방식이 아닌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교육을 위해 다양한 교육자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종도스님들의 안정된 수행을 위해 노후에는 연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기 위하여 종단의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대에 맞추어 스님들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어, 영어, 인도어 등, 외국어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불교 3대 종단으로 약진 청정계율 중시
중국 남경중의약대학 등 수행과 포교 한국불교의 희망

스님은 종단의 미래는 바로 지금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수행과 포교는 물론 종무행정의 전문성을 확충하여, 보다 점진적으로 불교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며, 이밖에도 의식의 통일화와 다양한 포교 공간 마련을 위한 대사회적인 참여와 활동, 그리고 어린이 청소년 포교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고찰과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불교가 세계불교의 중심이 되는 일에 앞장서고 싶습니다. 한국불교가 많이 융성하고는 있지만, 작금의 시기는 자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오탁악세의 기운이 백척간두의 판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지금의 한국불교는 분명히 변해야 합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청정계율을 중시하는 저희 불교조계종이 한국불교의 희망을 위해 앞장 설 것입니다.”

스님은 운악산 봉선사 월운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고, 조계산 송광사 법룡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한 한국불교의 전형적인 율사로 대강백의 수행가풍을 보여준다. 특히 봉선사 강원을 졸업하고, 가야산 해인사 성철스님을 계사로 보살계를 수지했으며, 통도사 월하스님과 쌍계사 고산스님을 계사로 해인사 선원 3안거를 성만했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치학 석사를 거쳐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2기와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22기를 수료했으며, 남경중의약대학 박사과정과 하와이대학 정치학을 수료하는 등 학(學)과 선(禪)을 두루 겸비한 한국불교의 선지식으로 존경받고 있다.

담소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득 크게 죽어야 비로소 살수 있다는 대사각활(大死却活)이라는 화두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내 화두를 참구하니 지난 몇 해 전 스님의 봉축법어가 떠오른다.

계율 청정하게 살구려!

제왕의 자리 태산과도 같은 재물 티끌처럼 버리시고, 제행무상(諸行無常)알리려 가사 한 벌 두루 걸치시고, 본래부터 청정한 법, 한 법도 없으신데(諸法無我), 팔만사천 방편으로 사성제법(四聖蹄法)설하시고, 영원히 사는 열반청정법(涅槃淸淨法)전하시여, 부처마음 중생마음 차별이 없다 하시네! 지금세상 오는 세상 계율청정(戒律淸淨)지켜 우리 모두 성불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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