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17개 보행로 동서 통합 관광지·지하철·건물 연결”
간선 축 보강 등 교통대책도 제시…주민 상권 쇠퇴·교통난 우려는 계속
서울역 7017 프로젝트 발표 “보행 관광 중심 만들어 지역경제 활

   
▲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사람이 다니는 길로 바꾸고 17개의 보행로를 신설해 서울역과 연결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일간투데이 양경섭 기자]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사람이 다니는 길로 바꾸고 17개의 보행로를 신설해 서울역과 연결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월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서울역고가 차량길을 보행길로 만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크게 서울역 고가와 서울역을 중심으로 낙후된 서부역 주변과 4대문 안 도심을 연계하고 아우른다는 구상이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서 7017이란 1970년에 만들어져 2017년에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 고가를 의미한다. 또 1970년 차량길에서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 1970년에 만들어진 17m 높이 고가 등의 의미가 있다.

◇ 사람 다니는 길로 변모…17개 보행로 신설

서울역 광장은 에스컬레이터 등으로 고가와 상하부를 수직으로 연결하고 지하철 4호선 출구 인근과 오피스빌딩 밀집지역 등은 건물주의 자발적 참여로 인근 빌딩 3~4층과 고가를 연결 짓는다.

퇴계로 접속 부분 고가는 직선거리에 있는 남대문시장, 남산공원으로 향하는 한양도성이 있는 곳까지 200~300m 연장한다.

중림동 램프는 앞으로 추진될 북부역세권 개발을 염두에 두고 일단 철거하되 현재 공사 중인 서소문역사공원과의 연계방안도 검토한다.

중림동 고가 하부에 위치한 청소차고지는 이전해 녹지화하고 앞으로 건설 예정인 국립극단과도 연결시켜 문화·창작거리를 조성한다.

새로 만드는 17개 보행길은 서울역고가와 퇴계로, 한강대로, 서울역광장, 북부역세권, 만리동, 청파동으로 연결시킨다.

세부적으로 보면 ▲남대문시장 ▲회현동 ▲남산 ▲힐튼호텔 ▲남대문 ▲GS빌딩 ▲연세빌딩 ▲스퀘어빌딩 ▲지하철 ▲버스환승센터 ▲광장 ▲국제회의장 ▲공항터미널 ▲청파동 ▲만리동 ▲중림동 ▲서소문공원 등으로 연결한다.

이렇게 서울역 고가가 보행로로 재생되면 고가 시점부(퇴계로)에서 종점부(만리동)까지 보행 시간은 약 11분으로 현재보다 최대 14분 단축된다. 또 한양도성 내·외부도 도보로 연결돼 도심에 집중된 서울의 핵심 문화관광명소를 걸으며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남대문시장 등 주변 활성화 정책 시행

보행환경을 기반으로 한 남대문시장 활성화 정책도 펼친다. 과거 서울역 고가 D급 판정 이후 없어진 버스노선을 부활시켜 남대문시장을 경유토록 하고 남대문로에 집중된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노선을 퇴계로로 분산시켜 대중교통 접근성을 강화한다.

그동안 남대문시장엔 정차하지 않았던 서울시티투어버스와 남산순환버스도 퇴계로에 정차시켜 관광객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한다.

또 남대문 인근 도로를 왕복 6차로에서 4차로로 변경해 관광버스, 조업차량, 오토바이 주차장 등을 신설하고 보도도 확장해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중림동 봉제 등 토착산업 활성화 지원, 서계동 지구단위 계획구역 보완, 중림동 청소차고지 이전 등 주변 낙후지역 개선을 위한 계획수립 및 지원활동도 강화한다.

아울러 인근 주민들에게 서울역 일대 재생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 용역을 올해 2~12월 실시하고 침체된 상인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남대문시장 활성화’ 용역도 내년 6월까지 함께 추진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한다.

◇ 교통, 노숙인, 자살예방 등 부작용 대책 검토

서울역 고가에 차량이 다니지 않는 경우에 대한 교통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시는 ‘차량통행 보완계획’을 수립해 주변 도로상황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고 앞으로 있을 북부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대체 신설교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역 고가는 만리재로~퇴계로를 동서방향으로 연결하는 왕복2차로의 간선도로로 하루 약 4만6000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이중 단순통과 목적으로 이용하는 차량이 60%에 해당된다.

또 도로전광표지(VMS), 모바일 앱, 교통방송 등을 통해 우회정보를 안내해 도심 외곽에서 기존에 서울역고가를 이용하던 차량들이 새문안로, 서소문로, 백범로 등으로 우회하도록 돕고 원거리 차량도 강변북로와 내부순환로로 우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근거리 이용차량들을 위해서는 염천교, 서울역 교차로 등 서울역 주변 교차로 및 도로의 기하구조와 신호운영 개선을 통해 서울역 고가 우회경로를 마련하고, 칠패로와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도심 동서방향 간선 축을 보강해 만리재와 퇴계로의 연계성을 확보한다.

서울역 주변 차량통행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서는 ▲의주로 지하차도 평면화 ▲근거리 우회경로 구축 ▲도심 동서방향 간선축 보강 ▲퇴계로~통일로 차량통행 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도 인정, ‘시민위원회’, ‘고가산책단’ 등 인적 네트워크와 주기적인 여론수렴 과정을 더 거친다는 방침이다.

‘고가산책단’은 지난해 9월 구성된 30명의 시민사회·청년 네트워크 조직이다. ‘시민위원회’는 남대문상인회, 주변 빌딩주 등 이해당사자 그룹과 시의회, 시청, 구청 등 행정 분야 그룹, 분야별 오피니언 리더 그룹으로 구성해 다음달 운영해 들어갈 계획이다.

안전 문제의 경우 지난해 서울역 고가 구조적 안전성 검토를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실시한 결과 고가 상부구조를 전면교체하면 보행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시는 자문회의 결과에 따라 노후화된 상부구조인 콘크리트 바닥판은 전체 교체하고 기둥, 거더 등도 함께 보수 보강해 안전상의 문제가 없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서울역 일대 200여명의 노숙인을 위해서는 자활 프로그램 등을 검토하고, 17m의 높은 고가 높이로 우려됐던 자살자 안전사고문제도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 상인 등 여전히 반발…버스노선 부활 등 지원책 약속

시의 설득에도 주민과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시가 앞서 개최한 설명회들은 이들의 극심한 반발로 수차례 무산됐다.

공원화 사업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도 자료를 내고 “우리는 대체 고가가 신설돼 버스노선이 이전처럼 정상화되고 상권도 살아나기만을 기대한다”며 “대안 마련 전까진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시는 당장 인구 유입을 위해 과거 버스노선을 부활시켜 남대문시장을 지나게 하고, 남대문로에 집중된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노선을 퇴계로로 분산시켜 대중교통 접근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 초 서울연구원,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의 서울역 고가 재활용사업에 대한 비용 편익분석에 따르면 소요 비용은 (사업비, 유지관리비, 교통지체비용) 2124억원, 이에 따른 환경개선편익은 3887억원으로 비용대비 1.83배의 경제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 고가는 도시의 역사, 시민 삶과 함께해 온 중요한 기반시설물”이라며 “건설을 통해 파괴하는 과거 방식보다는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시민 삶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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