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선태규 기자] 신일산업과 참엔지니어링 등 중견·중소기업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에 따른 전운이 감돌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은 30일 주총을 통해 지난 1년간 진행돼온 경영권 분쟁의 결과가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선풍기로 유명한 신일산업은 지난해부터 개인 주주인 황귀남·윤대중·강종구 씨 등으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받아왔다.

2000년대 중반 경영 사정이 어려웠을 때 대주주의 지분을 팔아 자금을 댄 것이 화근이 됐다.

황귀남씨 등은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신일산업의 주식을 사들여왔다. 최근 김영 회장 측의 지분(14.22%)보다 많은 16.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황씨 측은 지분 매입과 더불어 김영 회장을 업무상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김 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회사와 거래처 사이에서 이익을 취하고, 친인척이 보유한 부동산을 신일산업이 시가보다 비싸게 사도록 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와 관련, 최근 신일산업 서울 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김 회장 측은 황씨 등이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리점 채권이 일부 늘어난 것을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왜곡하며 회사와 경영진을 음해하고 있다"고 맞섰다.

창업주인 고 김덕현 명예회장의 아들인 김영 회장은 30일 주총에서 벌어질 표 싸움에서 지면 경영권을 잃게 된다.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참엔지니어링 경영권의 향방도 30일 주총에서 판가름난다. 개인주주들의 결정이 최대 변수다.

참엔지니어링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최종욱씨는 지난 18일 참엔지니어링 주식 264만주를 장외취득해 한 회장의 145만주(4.4%)보다 많은 340만9254주(10.2%)를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한인수 대표는 25일 "최씨가 장외취득한 264만주는 돈을 빌리기 위해 채권자에게 담보로 맡겼던 주식"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27일 이를 받아들였다.

264만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최종욱씨가 가진 의결권 있는 주식은 76만9254주로, 한인수 회장보다 더 적어졌다.

하지만 102만757주를 보유한 2대주주 김영렬 전 대표가 최씨와의 경영공조를 선언한 상태라 경영권의 향방은 여전히 미지수다.

참엔지니어링의 팀장급 이상 간부들은 지난 24일 적대적 인수합병에 반대하며 "최종욱씨가 들어오면 전원 사직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재천 참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지난 27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큰 성과"라며 "한 대표 개인의 지분은 최종욱·김영렬씨보다 적지만 친인척 등 관계인과 임직원 지분을 합하면 경영권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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