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3월말 현재 총 3015억엔…1년새 25%↓
최근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등 엔화 대출 상환 문의도 크게 늘어

[일간투데이 강완협 기자] 일본 엔화 값이 1엔 당 900원 초반대로 내려앉으면서 국내 은행권의 엔화 대출 규모가 급감했다. 엔화 값이 싸지자 서둘러 빌린 돈을 갚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엔화대출 잔액이 지난해부터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말 현재 총 3015억엔였던 이들 4개 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1년만에 2246억엔으로 25%가량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3월말 643억엔에서 9월말 559억엔으로 올해 3월말 현재 487억원으로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3월말 현재 915억엔이었던 엔화대출이 6개월만에 796억엔으로 준데 이어 올해 1분기 말 743억엔으로 줄어들었다.

기업대출 보유량이 많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같은 양상이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704억엔에서 539억엔, 471억엔으로 쪼그라들었다. 하나은행도 753억엔에서 607억엔으로, 올해 1분기말 545억엔까지 쪼그라들었다.

원·엔 환율이 900원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엔화 대출자들의 대출상환이 줄을 잇고 있다. 대출자자들은 환율이 내려간 덕분에 대출 당시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상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다.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원·엔 환율은 7년 2개월만에 최저치인 899.67원까지 떨어졌다. 2013년 1100~1200원 선에서 유지되던 원·엔 환율은 지난해 상반기 1000원 대로 하락했고, 하반기에는 900원대로 더 낮아졌다. 특히, 올 들어서는 미국 금리 인상 이슈까지 겹치며 원·엔 환율이 900원 초반에서 밑돌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내려가던 시점부터 엔화대출 상환 문의가 상당히 늘어났다”며 “특히, 과거 환율이 높을 때 대출을 받았던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들이 주로 상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화 대출 금리까지 내려간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에게는 환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기존의 엔화 대출을 원화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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