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위원]
먼저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2015 세계의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43개 국가 중 118번째였다. 전체 평균 71점보다 12점 낮은 59점으로 완전 하위권이다. 이는 전년도 63점으로 94위를 차지했던 것보다 20여 단계 미끄럼을 탄 성적이다.
다음 유엔 산하자문기구인 ‘지속가능한 발전해법 네트워크(SDSN)’가 지난주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는 158개 국가중 한국은 10점 만점에 총 5.984점으로 47위를 기록했다.
행복지수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사회보장에 대한 인식, 관용의식, 기대수명, 정부와 기업의 부패지수, 선택의 자유 등에 대한 세계여론조사 자료를 토대로 산출하고 있다. 절대적 평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이라는 대한민국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중위 혹은 하위권이라니 씁쓸한 기분이다. 두 기관의 행복지수 조사는 돈 많고 재력 튼튼한 물질만능주의가 곧 행복의 척도가 아니란 점을 일깨워 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주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유년기서부터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지독한 교육열에 시달린다. 좋은 대학을 가기위한 경쟁 속에서 헤어나지를 못한다.
새벽등교-수업 후 학원교육, 늦은 귀가로 취미생활이 없다시피 하고 건전한 교우활동도 기대할 수 없다. 고생 끝에 다행히 명문대학을 나온다 해도 취업하고 결혼하고 안정된 삶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중 장년층은 자녀교육비는 엄청난데 언제 잘릴지 모르는 직장환경과 노후대비를 불안해한다.
병들고 가진 것 없는 대부분의 노년층은 여생이 피곤하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국민 대다수의 삶이 피폐하고 희망을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데도 나라를 잘 다스리고 이끌어 가야할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의 처신은 국민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이러니 자살률이 세계 최상위권이고 행복지수가 아래쪽에 처진 게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국민 모두의 반성이 필요하다.
최원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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