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올해 3월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내려 1.75%까지 인하한 뒤 2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1분기 성장률 호조 등 국내 경기가 미약하나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정책 효과를 점검하면서 2분기 경기 흐름을 지켜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지표와 해외 경기지표를 보면서 경제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지금은 지표들을 지켜봐야 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06명을 상대로 5월 기준금리 예상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3.4%가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부양책에 따라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6조원 대에서 올해 1월 1조원 대까지 떨어졌다가 2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중 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 총액은 579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8조5000억원 급증하는 등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실물경기의 흐름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금통위를 하루 앞둔 14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1%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다른 국내외 기관들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면서 금리인하를 통한 통화정책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경제지표들만 볼 때 흐름이 좋게 돌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6월이나 7월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인하 시기를 못박진 않았지만 "원화가 강세를 지속하거나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9월 보다 늦춰지거나 정부가 추경을 실행하면서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에 한 해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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