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 굳건한 동맹관계가 재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 등의 일정으로 방한한 존 케리 미국 국무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양국 간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한편 최근 복잡하게 전개되는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최근 동북아시아 정세는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하고 있다. 케리 장관의 방한은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등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 이후 이뤄지는 때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진지한 의견교환을 함으로써 시의적절한 회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케리 장관은 방한 전 중국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말한 것처럼 “북한이 핵 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경제적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대북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북한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대북 억제력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앞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 미국이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 3.0' 시대가 시작됐다는 아산정책연구원의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미국의 세계 영향력은 여전하다. 북한이 집중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우리 주변의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세계 최고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의 동맹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보듯 미국이 가장 중시하는 아시아의 파트너는 일본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미·일 간 신밀월(新蜜月)시대를 만들었다. 미·일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후 ‘동맹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비전성명’을 발표했다. 핵심내용은 두 나라 군사동맹의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다시 개정해 미군과 일본자위대의 군사적 공동대응범위를 ‘일본주변지역에서 전 세계’로 확대했다. 또한 일본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연방 상하원합동회의에서 과거사 사과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안무치한 말장난으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았다.

우리 입장에서는 안타깝고 분통터지는 행태다. 한·미·일 협력체제는 필요하지만 군사대국화를 꿈꾸는 일본의 저의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자위대는 ‘비군사적 경찰형 군대’가 아니라 세계 어디서도 미군의 군사행동을 지원할 수 있는 보통국가의 군대인 국방군으로 대의명분을 쌓고 있다. 이제는 신 방위협력지침에 따라 병력보유수 25만명과 군사전투장비의 제한이 해제됐고, 자국의 안보를 빌미로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으로 급성장하게 됐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우선 미일동맹의 강화가 대한민국 안보에 ‘선순환’으로 작용하도록 활용하는 군사외교적 기지(機智)가 필요하며, 북한에 대해서도 도발의 억제력이 되도록 미국의 힘을 선용(善用)해야 한다.

우리는 박 대통령이 “외교정책과 관련 우리가 강대국 사이에서 끼었다고 하는데 … 의연하게 여러 정보를 갖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하는 것”이라며 “자긍심과 자신감, 긍정적 사고와 도전정신을 갖고 … 신뢰가 중요한 만큼 우리 시대의 외교와 경제도 원칙과 일관성을 갖고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의미를 신뢰한다. 격동하는 한반도 주변정세를 능동적이며, 적적극적으로 타개하고 활용해 국리민복과 평화통일의 지렛대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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