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건설 유현 이사>

“여성 건설인이라고 특별할 건 없습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관련 업무를 처리할 때 남성보다 조금 더 디테일해질 뿐이지 회사를 대표하는 업무를 처리할 땐 여성을 떠나 개인 대 개인으로 항상 원칙을 토대로 정도(正道)로 접근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건설업계의 우먼파워를 발휘하고 있는 남양건설 유현 이사는 여자로선 드물게 영업ㆍ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입사 당시엔 전공인 영문학을 살려 해외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싶단 꿈을 키워왔지만 영업ㆍ기획 분야를 담당하다보니 ‘공사수주’라는 결과물과 함께 ‘성취감과 자긍심’을 맛볼 수 있어 지금의 위치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영업담당 임ㆍ직원들과 같이 있을 때 가장 편안한 마음을 느낀다’는 그녀의 말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유 이사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고여 있는 물’이 아닌 ‘흐르는 물’이 되기 위해 배움을 향해선 하루도 쉬지 않았다.

회사 업무와 관련된 준비를 위해 전문가 수준의 컴퓨터 실력을 쌓았고 건축기술자 자격증 취득은 물론 대학원까지 진학하는 열성을 보였다.

유 이사는 “이론과 실무를 함께 배우려 애쓴 덕택에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었다”며 “(남양건설) 마형렬 회장님처럼 건설과 관련된 불합리한 제도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듯 그녀는 중소 건설업계를 대신해 목소리를 전해야할 자리가 있으면 어떤 자리라도 참석해 현실에 바탕을 둔 대안제시로 중소업체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오고 있다.

그녀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남성들로 가득 찬 건설업계에서 부드러운 대화의 장을 열어 잠시나마 호흡을 정리할 수 있는 쉼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유 이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빛을 발할 수 있는 장점을 고루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유 이사는 여성이기 때문에 불편했던 적은 없었다고 터놓았다. 단지 여성들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여성이기 때문에 불리할 때 보호 받고 싶어 한다던가, 가정 일을 비롯한 사적인 일을 핑계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미뤄선 안 되죠. 여성이건 남성이건 동등한 인격체가 출발선이니까요. 특히 업무와 관련해선 원칙을 지키며 서로에게 신뢰를 쌓고 연결고리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답니다.”

이런 유 이사에게도 혹독했던 시련은 있었다.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했던 그녀는 건축기사 1급 시험을 준비하던 중 아이가 생겨 육체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빠졌던 것.

하지만 평소 두터운 인간관계를 자랑했던 유 이사는 주변의 도움과 나름대로의 프로정신을 내세우며 아이를 낳기 전날까지도 아무렇지 않은 듯 근무를 서는 기적(?)을 이뤄냈다.

또한 꿈속에서 조차 고민하는 일이 많은 수주부서의 업무 특성상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을 때면 책 읽기에 몰두하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오래 머물지 못하도록 싸워 이겨냈다.

“건설의 수주부서만큼 스트레스 요인이 많은 업무도 없을 거예요. 스트레스에 지면 가장 중요한 자신까지 잃을 수 있어 매번 이겨내려 노력하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은 힘들 때마다 긍정과 감사의 조건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죠. 이 정도면 잘 극복한거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이같이 말하는 유 이사에게서 일에 대한 열정과 여유, 패기까지 느낄 수 있었다.

건설업계에 더욱 거세지고 있는 여풍에 대해선 “기분 좋은 변화”라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본인이 한 만큼의 결실이 언젠가는 꼭 돌아올 것을 믿고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겠다는 목표 하에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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