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다울건축사사무소-김해 문화의 전당

김해 문화의 전당

“회사후소(繪事後素)의 정신으로 언제나 가고 싶은 곳, 언제가도 볼거리가 있는 곳, 생동감 있는 문화관광명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었죠.”

‘김해 문화의 전당’의 건축설계를 담당했던 (주)다울건축사사무소 신동재 대표는 지역의 문화중심으로 활발하게 이용되는 문화의 전당을 보면서 10여 년간의 여정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 현상설계 당선 이후 IMF로 인해 공사기간이 꽤 오랜 시간 지체됐지만 설계가 연기됐던 2년간의 과정은 신 대표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고.

신 대표는 “지난 2005년 겨울, 문화의 전당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 설계가 지체됐던 기간 동안 4, 5회에 걸쳐 일본, 미주, 유럽의 공연장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국내에선 LG아트센터 등이 완공되는 것을 보며 더 많은 영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낼 수 있었다”며 “더 좋은 건축물을 만드는데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 됐다”고 회상했다.

■시민의 장소…도시적 융화와 용도 복합

시민의 장소를 위한 김해시의 정성은 각별했다.

당초 외곽으로 정해진 입지는 기획과정의 자문을 거쳐 연지공원과 할인매장, 영화관 등 상업시설로 둘러싸인 현대적인 김해시의 중심으로 입지를 옮기게 된 것.

특히 해반천을 경계로 국립 김해박물관과 함께 가야의 유적인 구지봉, 허왕후릉, 대성동 고분으로 이어지는 역사 벨트와 마주하는 장소로 꽤 깊은 의미까지 더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정면인 동측으론 과거로의 상징들로 관통되는 ‘사색의 길’이 상부에 형성되고 남북으론 일상의 삶을 담는 ‘저잣거리’가 형성되는 단서를 제공했다.

이는 상부와 하부로 나뉜 입체적 동선의 교차로 결정됐고 대지가 접한 주변은 건물에서 뻗어 나온 통로들로 대지 내로 연결되고 건물 스스로 통과로가 됐다.

3개 층으로 오픈 돼 있는 메인 로비는 각층의 공연장 로비와 시각ㆍ공간적으로 확장되고 천창(天窓)을 통해 외부환경을 실내로 유입시킴으로써 중심ㆍ전이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병행토록 했다.

다울건축 신 대표는 “로비에서의 더 많은 교류를 위해 원형계단과 공중 통로를 설치하게 됐다”며 “넓은 로비는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지붕은 김해 고대 토기의 형상에서 유추됐고 지붕과 측면의 투명한 창을 통해선 주변 가야 유적의 정경 감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해 시민이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 센터 또한 눈에 띈다.

신 대표는 “빙상장과 수영장이 갖춰진 스포츠센터는 대지의 전면 지하에 위치해 에너지 절약과 상부에 조경 광장을 형성케 했다”며 “주 건물에는 1464석의 대공연장과 540석의 블랙박스형 소공연장과 부대시설, 전시실, 영상 미디어센터, 문화광좌, 어린이시설, 로비, 레스토랑 등을 구성해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공연장은 최고 수준의 주 무대와 후 무대, 2개의 측 무대 및 분장실과 연습실을 갖췄다. 아울러 기준층과 2개 층의 발코니 좌석을 포함한 총 1500여석의 객석을 계획해 최상의 음향설비와 조명연출을 통해 다양한 공연 연출에 적합한 멀티공연장으로 계획했다.

공연장 설계시 객석 계획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신 대표는 “공연장내 다층의 측면 발코니로 관객과 무대의 거리를 줄이고 관객 간의 시선 교차가 충분히 일어나도록 계획했다”며 “실제적으로 수용 인원과 시선계획, 중요한 건축음향계획으로 볼륨을 정하고 조명, 전자음향, 무대기계를 위한 객석에서의 기능을 계획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객석 외부에서의 소음과 진동을 차단키 위해 공연장과 로비의 구조를 분리하고 국내 최초 1/10모형으로 사전 검토를 통해 재료와 형태를 보정한 점을 보더라도 건축물을 향한 건축가의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것으로 공연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공연 상황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인간의 관계로서 친밀성이란 개념이 존재함을 알게 된 소중한 기억이었죠.”

신 대표는 “김해 문화의 전당과 같은 대형 공연장을 설계 완공한 경험은 본인에게 있어 가장 큰 행운이었다”며 “공공적이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을 만들어내야 하는 건축가에겐 앞으로도 끊임없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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