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카드+대출 패키지상품 출시 봇물
주거래 고객 선정기준 낮춰 혜택 제공

▲ 계좌이동제 운영 구조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일간투데이 이남의 기자] 오는 10월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이 카드, 보험 등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계좌를 새롭게 만들거나 카드를 이용하면 금리우대, 수수료 인하, 추가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고객이 직접 계좌번호 변경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져 주거래 계좌를 손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혜택을 강조한 패키지 상품 출시에 몰두하는 것이다.

지난 3월 우리은행은 ‘주거래 패키지’ 통장을 출시해 지난 25일까지 약 40만좌, 누적금액 1조4000억원을 판매했다. 통장·카드·직장인대출 신용대출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은 급여, 연금, 관리비, 공과금을 자동이체하거나 신용·체크카드 실적에 따라 주거래 고객을 선정해 혜택을 제공한다. 이전보다 주거래 고객 선정기준을 낮춰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 출시한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적금 패키지’의 혜택을 업그레이드 했다.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적금 패키지는 급여, 연금거래 또는 생활비 입출 거래시 우대이자를 적용하는 적립식 상품으로 12개월 기준 최고 금리 연 2.60%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미래설계 통장과 합해 우대통장·적금 패키지는 20만2000좌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KB국민ONE통장’은 출시 18영업일 만에 판매좌수 10만2967좌, 잔액 2540억원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ONE라이프컬렉션’은 통장·카드·적립·대출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으로 컬렉션 상품 보유 여부에 따라 수수료 면제와 적금·대출 금리우대 등 혜택을 적용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4월 출시한 ‘IBK평생한가족통장’을 지난 25일까지 4만4000좌 판매하고 누적실적 57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평생가족통장은 거치식으로 1인당 통합한도 1억원까지 금리를 우대해준다.

이처럼 은행들이 주거래 계좌인 결제성 예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시로 입출금이 이뤄지고 금리가 낮아 은행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로 예대마진이 축소돼 결제성 예금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은행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장 먼저 계좌이동제를 겨냥해 패키지 상품을 출시한 우리은행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금리를 우대해주거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혜택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좌이동제는 금융결제원이 만든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 출금이체 정보를 한꺼번에 변경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1월부터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 창구에서도 계좌이동 신청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선 6월 말 현재 은행권 수시입출식예금 잔액 469조원의 절반가량인 234조원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계좌이동제를 먼저 도입한 영국의 경우 소매고객과의 관계금융이 강하게 형성된 관계로 계좌이동 서비스 이용이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00조원 이상의 예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수료 무제한 면제 등 단편적인 혜택보다 묶음상품 제공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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