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철도시설공단 조현용 이사장

“한국철도시설공단 CEO로서 철도투자 확대를 위한 노력을 배가시킬 작정입니다” 이는 취임 두 달째를 맞은 조현용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말로 그는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철도중심의 교통정책도 이끌어 낼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그러면서 “21세기 철도르네상스를 선도해야 하는 책임이 공단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8일로 109주년이 된 ‘철도의 날’을 맞아 조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근황을 들어보고, ‘21세기 철도산업의 미래’를 짚어봤다.

-취임이 벌써 두 달째가 돼 가는데, 근황은.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느낌이 든다. 지난 달 8일 취임했으니 벌써 두 달이 다 됐다. 나에겐 공단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왜냐면 철도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02년 11월부턴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에서 부이사장으로, 이어 2004년부턴 현재의 철도시설공단에서 상임고문과 중국사업단장의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현장방문이었다. 업무현안은 현장에서 우선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공단은 전국에 산재돼 있는 사업현장을 수도권, 영남, 호남, 충청, 강원지역본부 등 5개 본부가 관할하고 있다. ‘철도건설 및 시설관리’란 공단의 주요업무가 현장에서 이뤄지고 우리 사업의 성패도 현장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도 현장중심의 경영을 펼쳐나갈 것이며,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고객의 불편사항,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국민이 바라는 현안들을 현장에서 방안을 강구할 작정이다. 잘 알다시피 이처럼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일 뿐 아니라, 우리 공단이 신뢰받는 지름길이기에 더욱 그렇다.

또한 짧은 (취임) 시간이긴 하나, 우리 사업과 관련된 지자체와 협력사 등 많은 인사들을 직접 찾아 만나면서 우리 사업을 충분히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철도사업의 성공은 우리만의 노력으로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협력사와 지자체, 그리고 민원인 각자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물론 서로가 협력하는 데는,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이해와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사고가 중요하다.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많은 사람을 접하다보니, 철도 CEO로서의 책임과 욕심도 많이 느끼고 있다. 교통정책에서 그 동안 도로 등에 비해 소외돼온 철도의 역할을 증대시키고 국민이 원하는 곳에 철도서비스와 불편 없는 교통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무를 깊이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공단을 지금보다 더 나은 회사, 일류 공기업을 만들어 가고 싶은 욕심도 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안되는 게 없다는 신념으로 매일 매일 총력을 기울일 작정이다. 지켜봐 달라.

-국내 최고의 철도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각오가 남다를 텐데, CEO로서의 포부와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다면.

▲결론부터 말하자면 철도의 역할을 획기적으로 제고해 21세기 철도 르네상스를 실현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교통정책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급격히 진행된 자가용 시대에 맞춰 도로분야에 집중 투자돼 왔고, 따라서 철도투자는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다.

현재의 국가재정운영계획(2008~2012)에도 철도투자는 도로에 비해 36%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같은 철도투자 감소는 서비스수준 저하로 이어져 결국 국민들이 철도이용을 기피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객 수송분담률이 1961년 53%에서 2004년 15.4% 까지 떨어진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철도역할을 제고키 위해선 무엇보다 철도망을 질적ㆍ양적 측면에서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빠른 속도와 안전성, 그리고 쾌적함을 자랑하는 고속철도를 지속적으로 건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철도를 전철화ㆍ현대화하는 질적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15%대에 머물러 있는 철도의 수송분담률을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철도망을 완비해 가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미래사회는 친환경성, 에너지 효율성, 안전성 등 삶의 질이 중시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철도투자가 가장 바람직한 교통투자 방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미 유럽은 교통투자의 중심이 도로에서 철도로 전환됐으며, EU 각국은 도로투자액의 약 2.3배 이상을 철도에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 반대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CEO로서 철도투자확대를 위한 노력을 더욱 배가할 것이며,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철도중심의 교통정책도 이끌어 낼 것이다. 21세기 철도르네상스를 선도해야 하는 책임이 바로 우리 공단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공단의 비전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 갈 복안이다. 공단은 4년여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경영성과를 이뤄냈다. 정부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한 사실만 보더라도 개인과 공단의 역량은 일류 공기업의 수준에 와 있다고 감히 자부한다. 그러나 이에 만족치 않고 매년 성장과 발전이란 두 가지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데 진력할 각오다. 또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많은 성과를 되돌아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공단 직원들에게 크게 세 가지를 강조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첫 번째는 신뢰에 바탕을 둔 소통의 리더십, 따뜻한 리더십을 실천할 것이다. 경영진과 직원 간에, 직원 상호간에 보이지 않는 허물이 있다면 그것을 벗기고 서로가 융합해 서로 신뢰하고, 아끼는 그런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나의 역할은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맘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도와주는 일이다. 그러한 믿음과 노력은 공단의 성과로 이어지고, 공단이 끊임없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성장 동력이기 때문이다. 신뢰에 기초한 조직융합은 공단 비전 달성을 위한 첫걸음이자, 조직발전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상생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생각이다. 공단의 고객은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과 철도를 건설하는 협력업체, 철도를 운영하는 철도공사와 지자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그동안 공단이 만들어 온 상생협력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들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공단은 여기서 한발 짝 더 나아가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실질적으로 편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고객가치를 만들어 가야한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도 결국 고객이 인정치 않으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이기 때문이다. 항상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고민하고 찾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고객 사랑을 실천해 나가면 분명한 해답이 보일 것으로 확신하다.

셋째는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해 공단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수준의 철도엔지니어링ㆍPM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철도의 건설과 시설관리’란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기본적인 공단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 무슨 일이든지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다른 일을 잘해도 본연의 업무를 잘 해내지 못하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기본임무’를 강조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고 추진하는 데, 노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다. 공단이 글로벌 철도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해외철도건설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지금은 전략적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인데, 공단은 올해 수주한 중국 철도건설과 중앙아시아, 동남아, 남미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기술과 역량으로 적극 참여하고 도전할 복안이다.

또한 역세권 개발 등 창조적인 자산관리를 통한 수익창출 노력으로 성장 동력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나는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창조와 도전’의 정신을 강조하고 싶다. 업무추진과정에서 실패는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오히려 우리가 경계할 것은 무사안일과 보신, 그리고 부정적 사고임을 강조해 둔다.

우리 공단이 철도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꿈이다. 따라서 나는 재임기간 동안 그 꿈을 향해 각자의 역량을 높이고, 모아가는 데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윤경찬 기자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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