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정책 실효성 없다 ‘관망’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세부담도 300%에서 150%로 하향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중개업소는 “매물을 회수 한다던가, 매수를 하겠다는 전화 문의는 없다. 한 일주일은 지켜봐야 알 거 같다. 현재 매물이 좀 있긴 하나, 급매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다”며 “정부가 계속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내놓곤 있으나 실효성이 없다며 수요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송파구 풍남동의 H 중개업소는 “추석 전보다 더 좋지 않다. 5000만원 이상 내려간 매물 등 값싼 급매물이 있어도 매도자가 전혀 없다. 종부세 등과 관련한 정책도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를 살려고 하는 사람의 70∼80%가 대출을 받아 장만하기 때문에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시장 분위기가 좋아질리 없으며, 요즘 일부 언론들이 집값이 떨어진다고 보도하자, 더 떨어진 후에 매매하겠다는 사람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삼성동의 한 공인중개업소도 “정책 발표에서 매수·매도자들 조용하다. 세제 개편 이후로 매물이 조금 흘러나오곤 있으나,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져 거래가 이뤄지고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K 중개업소는 “현 수준의 부동산 규제완화론 부동산시장이 활성화 되기엔 어림도 없다. 우선 재건축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하고 대출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실현돼야 한다”며 되레 목청을 돋웠다.

서초구 반포동 D 중개업소는 “시장 조용하며, 앞으로 매물을 가지고 있는 매도자들이 계속 보유를 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라 부동산 규제가 완화됐다 하더라도 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푸념했다.

이들 중개업소들은 “강남권에선 종부세 완화는 이미 예견돼 있던 것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재건축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정부의 종부세 개편은 사실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시장이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경기 침체, 대출 규제, 미국 금융 위기 등의 악재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에 따를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밖에 없고, 2∼3년 이후 금융시장ㆍ거시경제가 안정적으로 된다면 유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돼 고가주택자(강남권)들이 양도세 장기특별공제와 맞물려 보유심리와 투자심리 등에 자극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신경희 선임연구원은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금리시장도 불안한데다 대출규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높은 금리로 집을 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매수자 입장에선 하락폭이 큰 아파트(급매물) 중심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고, 매도자 입장에선 당장 세부담, 종부세 등의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므로 당분간 매물을 갖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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