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상 1천억~수천만원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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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의 환리스크 관리가 위험에 직면했다. 최근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와 환변동보험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흑자도산 위험에 처한 가운데 국내 대형건설사들도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등의 환헤지 판단 오류로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10대 건설사들의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파생상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많겐 1000억원에서 적겐 수천만원까지 재무제표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근 해외 플랜트 수주가 많았던 G사, S사, D사 등의 피해가 두드러졌으며, G사의 올 상반기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1285억3800만원에 달하며, 환변동보험의 부채 평가액은 1114억5800만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S사도 작년 말 84억3200만원이던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202억9800만원으로 급증했고, D사도 418억7800만원 가량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중 환변동보험 관련 평가손실은 315억8700만원이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환변동보험 손실은 아니지만, 최근 환율 급등으로 H사와 P사 등이 300억원가량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환리스크와 관련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은 최근 환율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마디로 환율이 이 정도까지 급상승 할 것을 업계가 미리 예상치 못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환율 하락을 대비해 들어놓은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이 환율급등에 따라 날 선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환율변동이 워낙 심해 환변동보험에 들지 않은 건설사들은 어느 정도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실제 한 건설사 재무관계자는 “환율변동이 심해 올해는 환변동보험에 들지 않고, 현지에서 받은 통화를 해외에서 사업비와 공사비로 충당하는 방식으로 환헤지를 했다”며 “최근 손실이 큰 건설사들은 계약액의 15%가량을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당초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은 안전한 환헤지용으로 건설사를 비롯한 수출회사에 인기가 높은 상품이었다. 특히 건설사들에겐 입찰금액 계산시와 수주 당시의 환율 변동에 따른 환리스크를 줄여주는 입찰형 환변동보험으로 해외수주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문제는 환율하락 때엔 보상액이 계약금액의 25%로 정해져 있지만, 환율상승 시엔 제한 없이 환차손을 회수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제도 때문에 건설사들의 피해가 환율급등 곡선을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한 건설사 해외담당자는 “환율상승, 하락시 모두 상한을 두는 쪽으로 보험상품의 설계 변경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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