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 수도권지역본부 박영진 대리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할 테지만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기는 것 같아요. 멋진 풍경을 배경삼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중에 자전거를 탈 때면 얼굴에 스쳐지나가는 바람도 좋고요. 개인적으로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량이 늘어나 건강도 부쩍 좋아진 것 같답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지역본부 건설2팀에 근무하고 있는 박영진(38) 대리는 1일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한 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채로 환한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말부터 출ㆍ퇴근시 승용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한다.

권상우, 한가인 주연의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영화를 감동 깊게 보고 난 후 사십 대가 되기 전, 영화 속 남자 주인공과 같은 멋진 몸매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고 이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

때 마침 기름 값이 폭등하던 시기여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솔선수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1동인 그의 집에서 회사(용산구)까지 자그마치 40.0㎞나 되는 길을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로 달렸다.

집 근처 중량천에서 한강대교까지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이용했고 한강대교에서는 용산, 남영, 서울역을 거쳐 왔다.

“의정부 집에서 직장까지는 자전거를 이용하면 1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자전거를 탈 때는 신발, 안전모, 바지 등 제대로 된 복장을 갖추고 타고요. 오전 8시 30분 쯤 직장에 도착한 후에는 직장내 헬스장에서 샤워를 하고 근무복으로 갈아입은 후 다시 직장인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그는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이 되면 오전 시간을 이용해 남산, 명동, 청계천 헌책방 등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간다.

그가 네 달 가까이 다닌 거리는 4800km나 된다.

“행복해 지기 위해 자전거를 탄다”고 말할 정도로 자전거 예찬론자인 그는 오래 전부터 마라톤(하프기록 1시간 30분)을 취미로 즐겼던 터라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이종철 과장과 공사 1파트 김정훈 과장도 자전거의 매력을 알아가는 중이다.

“최근 고유가와 고물가에 대응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이른바 ‘자출족(自出族)’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아침 출근길마다 꼭 마주치는 사람도 몇몇 있고요. 그들과 보다 많은 정보와 행복을 공유하기 위해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도 했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보니 자전거전용도로와 직장내 편의시설의 필요성 또한 절감했다고.

그는 “한강이나 중량천, 양재천, 안양천 등 한강지류까지는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지만 자출족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무실이 많이 위치해 있는 종로나, 강남대로 등 도심부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꼭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국가가 정책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관련 규정을 새롭게 만들어 직장내에 탈의실 및 샤워실을 갖추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