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시라며 79개 회원사에 전달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청와대 지시라며 회원사인 건설회사들에게 대주단 가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가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협회는 지난 21일 오후 4~5시경 긴급이란 제목으로 "청와대 지시로 1차 가입 시한인 24일까지 대주단에 가입하라"는 공문을 이메일과 팩스로 협회 소속 79개 회원사에 보냈다.

협회는 공문에서 "청와대 지시로 24일까지 가입하는 업체와 2차 및 3차 시한에 가입하는 업체에 대해 차등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번에 가입치 않을 경우 (대주단이) 일절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입을 종용했다.

이와 관련, 협회에 이 같은 공문 내용이 사실인지를 묻는 건설업체들의 확인전화가 빗발쳤다. 이는 대주단이 지난 18일 개최한 설명회에서 밝힌 "대주단 가입 시한은 없으며 2010년 2월까지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내용과 배치됐기 때문이다.

협회는 공문발송 1시간 만에 "청와대와 정부, 대주단과 사전 협의한 바 없고, 별도 통보 지시를 받은 바도 없다"며 "관련 공문을 폐기해 달라"는 내용의 추가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는 이 추가 공문을 통해 "대주단 가입 신청과 관련해선 각 회원사의 주채권은행과 협의한 후 가입여부를 결정, 가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건설사들에 강제로 대주단에 가입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공식 부인했다.

협회 관계자는 "실무진이 어떻게 하면 건설사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청와대 지시라고 하자는 내용을 넣은 공문을 협회장 명의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회원사를 살리려는 의도가 너무 지나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