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3·1절을 맞는다. 움트는 새봄과 함께. 세 해만 지나면 100돌이 된다. 민족자존과 자주독립의 의지, 겨레의 하나됨을 만방에 떨쳤던 그 날 그 함성이 아직도 쟁쟁하다. 오, 삼일독립정신이여!

역사를 보면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 찰흙처럼 뭉쳤다. 오늘 그 어느 해 3·1절보다 태극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가슴은 벅차고, 새로운 다짐을 해야 한다. 한반도 안보정세가 요동치고 잇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북핵 해법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중·러·일의 주변 4대 강대국 간 역학관계가 새롭게 형성되는 모양새이다.

■97년 전 울려 퍼진 자주독립의 함성

97년 전, 자주독립의 함성이 울렸던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날의 정신을 되새기기위한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는 작금 우리는 일제 총칼에 맞서 싸우다 희생된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다짐하는 시간으로 삼아야겠다.

그렇다. 비록 작은 숫자지만 삼일 독립만세운동이 벌어지고 많은 애국지사가 감옥에 가게 됐다. 그러나 그 만세운동이 씨앗이 되어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하게 되어 삼일정신이 대한민국 건국의 기초가 됐다. 1919년 기미년 3월 1일의 독립선언은 당시 조선의 백성들은 세계를 향한, 당연하지만 장엄한 선언이었다. 이러한 선조들의 독립의지와 놀라운 용기는 우리가 처한 오늘의 처지를 생각할 때 소중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기미독립운동은 이미 끝나버린 역사 속의 사건이었을지 몰라도 그 속에 담긴 겨레의 대동단결과 독립자주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우리가 가다듬고 다져나가야 할 지표로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계층ㆍ지역ㆍ세대의 격차를 뛰어넘은 합일의 정신이자 대동단결의 힘이었다.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적으로 번져나간 만세행렬에는 남녀노소, 반상(班常)의 신분 구별 없이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단결된 겨레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기미독립운동은 그 과정을 통해 민족의 동질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겨레의 단결된 힘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를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지금 한반도 국제정세는 예측하기 어려운 급격한 변화의 물결에 휩싸이고 있다. 일본은 ‘한·일 간 위안부 합의’를 깨는 시도를 부단히 시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군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작년 말 한·일 합의 직후 유엔 기구에 제출한 것은 단족 사례이다. 신뢰 실종이다. 군위안부 합의 이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강조해온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신뢰하지 못할 일본정부의 행태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합의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언행이다.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악영향 속에 고구려는 이미 중국 지방정권으로 돼 있다. 북한 ‘붕괴’ 등 유사시 한반도 재진입 같은 패권주의 태도를 보일 수 있기에 우리의 정밀한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역사는 후세에 살아 있는 교훈 깨우쳐

이럴 때일수록 남북이 하나 돼야 하는데, 북한의 호전성에 절망하곤 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끈기와 인내를 갖고 북의 문을 두드리고 남북의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이자 기미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선인들이 우리에게 내린 겨레의 소명이기도 한 것이다.

민족의 공동체의식과 함께 국민적 일체감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기미독립운동이 우리에게 던져준 숙제는 하루바삐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고 겨레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길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역사는 한 번 흘러가버리는 사건이 아니라 언제나 후세에 살아 있는 교훈을 깨우쳐주는 경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경행록’은 “자중자애하지 않는 자 치욕을 받고, 스스로 두려워하지 않는 자 재앙을 부른다(不自重者取辱 不自畏者招禍)”며 “스스로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 자라야 발전할 수 있다(不自是者傳聞)”고 경책하지 않았던가. 우리의 자존을 세우고 겨레가 하나돼 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해야겠다. 3·1절을 앞둔 하늘이 푸르러지고 있다. 민족의 운세가 크게 트이는 새봄을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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