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취제·표백제·주방세제 등 판매량 크게 감소
비누·디퓨져 등 직접 제작 인기에 매출 '급증'

▲ 사진=일간투데이DB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 초등학교 교사인 이 모씨(25)는 최근 SNS상에 공유되고 있는 옥시 제품 리스트를 체크해 집안 곳곳에 놓아뒀던 방향제와 탈취제 등을 모두 없앴다. 이후 인터넷상에서 천연 재료로 디퓨저(방향제)를 만드는 법을 찾아 이를 구입해 직접 제작(DIY)해 사용하고 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대체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노-케미(No-chemi)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천연재료를 사용해 표백제와 탈취제, 살균제 등의 화학제품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천연성분의 하나인 베이킹파우더의 경우 탈취 및 습기 제거 효과가 있어, 식초와 물을 함께 섞은 뒤 분무기에 넣어 화장실이나 냉장고 청소에 세제 대신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또, 베이킹파우더에 밀가루와 물, 식초를 섞어서 굵은 소금을 첨가하면 천연 주방세제로, 빨래를 헹구는 단계에서 구연산과 식초를 넣으면 섬유유연제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관련 제품들의 매출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최근 일주일(5.16∼22일)간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의 판매율이 전년동기 대비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기간 표백제와 세탁세제, 주방세제 등은 전년대비 각각 25%, 13%, 2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탈취제의 경우 판매가 61%나 줄어들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와함께 비누 및 디퓨저 등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관련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쉽게 배울 수 있어 누구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옥션에 따르면, 수제비누 관련 제품과 천연재료도 80%나 증가했으며, 특히 디퓨저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469%까지 폭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옥시 사태 이후 수제 제품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강연정 로얄네이쳐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수제비누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며 성분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과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3∼4배이상 증가했다"며 "회사에서 운영하는 수제비누 아카데미 수강생도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그동안 소비자들은 화학제품의 위험성에 대한 아무런 의심없이 구매를 해왔다며,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제조사들의 주장을 맹신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임숙 한국천연비누협회장은 "화학제품 제조회사들이 제품의 상품성을 강조키 위해 허위·과장 광고하는 것은 큰 문제다"며 "요즘 천연재료 제품에 대한 문의를 하는 분들마다 화학제품에 대한 위험성을 늘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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