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두산·포스코·금호아시아나↓ 한화·롯데↑
CEO스코어 "기업 경제불황 보여주는 지표"

▲ 지난해와 올해 30대 그룹 직급별 임원 수 변동. 자료=CEO스코어

[일간투데이 김예람 기자] 경기불황과 실적부진으로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30대 그룹의 임원 자리가 1년 사이에 500여개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30대 그룹 계열사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6일 기준 30대 그룹의 임원 수는 9632명으로 전년대비 484명(4.8%) 감소했다고 밝혔다.

임원 수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공시되는 임원명단을 기준으로 했으며, 비상장 그룹인 부영은 제외됐다. 또, 겸직 임원의 경우 1명으로 집계했으며, SK가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직급별 구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CEO스코어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 기준 30대 그룹 임원 수는 1만 116명이었으며, 전년도대비 임원 자리 5개가 사라지는 데 그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직급별로는 상무(이사 포함)급이 5865명에서 5615명으로, 250명(-4.3%)이 줄었다. 전체 감소 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무급과 부사장급은 각각 58명(-5.3%), 15명(-2.7%) 줄었다. 비율로는 전무급의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사장단은 큰 폭의 임원 감축 상황에서도 8명이 늘어 243명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374명으로 가장 많은 임원을 줄였다. 30대 그룹 전체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은 방산·화학 계열사를 한화·롯데그룹에 매각해 임원이 100명가량 감소했다.

두산도 계열사 7곳 중 6곳에서 임원 102명을 줄였다. 두산인프라코어가 58명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포스코와 금호아시아나가 나란히 53명 감소했으며, 현대중공업이 41명을 줄였다. 그 다음 GS(30명)와 OCI(23명), 효성(18명), 한진(17명), KT(11명) 순이었다.

석화계열을 분리한 금호아시아나는 임원 감소비율이 30%로 가장 높았다. 이 외에도 두산과 포스코, OCI도 15%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와 롯데는 지난해 삼성의 방산·석유화학 계열사를 넘겨받은 빅딜로 임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화는 372명에서 437명으로 65명 증가했고, 롯데도 47명 늘었다. 또한, SK(42명)도 40명 이상 늘었으며, 대림(24명)과 하림(18명), CJ·현대백화점(각 17명), 미래에셋(13명) 등이 10명 이상 임원 수가 증가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30대 그룹 계열사 임원 현황의 최근 4년간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가 가장 감소폭이 컸다"며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에 나서는 등 그만큼 경제상황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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