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위원장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압박
조합원 투표서 94.15% '반대표'…부담 될 듯

▲ 예탁결제원 노조가 지난 11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예탁결제원 사옥 앞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원 안은 예탁결제원 유재훈 사장. 사진=일간투데이DB

[일간투데이 강태현 기자] 성과연봉제 도입이 확정되지 않은 금융공기업 2곳 중 하나인 예탁결제원이 27일 이사회를 통해 도입안을 의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재훈 사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예탁결제원과 수출입은행의 조속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재차 촉구한 가운데, 노조가 찬반투표를 통해 반대의사를 명확히 함에 따라 이같은 상황이 유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예탁결제원 노조는 지난 25일 임시 조합원총회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찬반 여부의 건'에 대한 투표에서 총 투표자 359명 중 338명(94.15%)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투표엔 예탁연수원 부산 본원과 서울 사옥 등 전체 조합원 444명 중 80.86%가 참여했으며, 찬성표와 무효표는 각각 19표(5.29%)와 2표(0.56%)였다.

노조 관계자는 "연수자와 휴직자, 출장자 제외하고 거의 모든 인원이 투표에 참여했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직원들의 반대 의사를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다"고 말했다.

노조의 반대 입장이 확실해지면서, 예탁결제원 유재훈 사장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지난 25일 신용보증기금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함에 따라 금융공기업 9곳 중 7곳이 성과연봉제를 도입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아직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은 곳은 예탁결제원과 수출입은행 2곳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제4차 금융개혁 추진위원회를 통해 "아직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한 나머지 두개 기관도 조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재차 이들을 압박했다.

예탁결제원 오봉록 노조위원장은 "지난 25일 이사회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의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사들의 일정 조율로 인해 27일로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찬반투표를 통해 직원들의 반대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고 보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탁결제원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예탁결제원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중이다.

노조는 "지난 4일 유재훈 사장이 성과중심문화 확산이라는 미명으로 비상 경영체제를 선포했다"며, "지난 2년간 독단경영과 인사테러로 비상상황이었던 때는 (사측이) 무엇을 했는지 먼저 돌아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간 사측에 수차례에 걸쳐 인사테러에 대한 책임 처벌을 요구했다"며 "처벌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성과연봉제는 언급도 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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