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관망세…집값·금리 하락 가능성↑
경기 충격 장기화시 소득 감소는 '걸림돌'

▲ 지난 24일 미국 뉴욕의 증권거래소의 화면이 3.39% 하락으로 마감된 다우존스 지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일간투데이 천동환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세계 경제를 충격에 몰아 넣은 가운데, 국내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충격이 이어질 경우 집값 하락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주택 장만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영국 파운드화는 27일(현지시간) 3% 넘게 급락해 파운드당 1.32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다.

미국 뉴욕증시도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브렉시트 결정 다음날인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3% 넘게 폭락했으며, 다음 거래일인 27일에도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대표적 안정자산으로 꼽히는 금엔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 국제 금값이 2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세계 경제는 최근 며칠 혼돈 속에 요동쳤다. 그리고, 그 진원지엔 브렉시트(Brexit)가 자리잡고 있다. 영국 현지시간으로 23일 진행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투표에 참여한 영국 국민의 51.9%가 찬성표를 던지며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 된 것이다.
 

▲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일간투데이DB

◇ 국내 부동산, 간접적 영향 있을 것

상황이 이렇자 브렉시트 여파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예측을 내놓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렉시트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 충격을 주기 보단 1차적으로 국내 경기의 변화를 거친 파급효과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의 직접적 영향보다도 국내 부동산 시장의 큰 흐름 속에서 소득과 금리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단 의견을 내놨다.

업계 역시 일단은 지켜본단 분위기다. 브렉시트가 반드시 악재는 아니란 기대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금융위기처럼 직접적 영향이 있을진 미지수다"며 "한은에서 경기 부양책으로 자금을 더 푼단 이야기도 있고,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다"고 밝혔다.

◇ 집값·금리 하락 전망…내집 마련엔 '긍정'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있지만,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단 전망을 내놨다. 다만, 브렉시트가 국내 경기에 장기적 악재로 작용할 경우 소득 감소에 따른 부동산 시장 냉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도 덧붙였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매수세 약화에 따른 집값 하락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경우 실수요자들은 보다 유리한 조건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면서도 "가계 소득까지 함께 떨어질 경우엔 구매 심리가 위축될 수 있고,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선 관망세가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실수요자들의 경우 어차피 집이 필요해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다"며 "투기성이 섞인 세력들은 주택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월세가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노 책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관망세가 높아질 경우 상대적으로 전월세 수요가 증가되면서 전월세가가 오름세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송 부연구위원은 "이미 전세가가 주택가격의 75% 수준까지 오르며 상한선에 다달았기 때문에 더 이상 오르긴 힘들 것이다"며 "전월세가는 안정을 찾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