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외교안보 정책·보호 무역주의 강조
오바마 행정부로 인해 유색 인종 빈곤율 늘고 가계 소득 하락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말 행사에서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공화당은 부동산 재벌이자 리얼리티 TV쇼 스타인 트럼프를 앞세워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개시한다.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퀴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대회장에 모인 지지자들과 'USA!'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기쁨을 나눴다. 이어 작년 6월 대선 출마 당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당을 백악관에 다시 입성시킬 것이다. 미국을 다시 안전하고 풍요로우며 평화로운 나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관대함과 따뜻함을 갖추면서 법과 질서가 바로 선 나라가 될 것"이고 강조했다.

◇ '미국 우선주의', '아메리카니즘' 강조

트럼프는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한 외교안보 정책, 보호 무역주의를 강조했다. 법과 질서 재건, 감세 및 규제 철폐,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 중단, 총기 소유권 보장도 약속했다.

그는 "이 나라의 상태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할 때가 됐다. 난 사실만을 꾸밈 없이 솔직하게 말하겠다"며 "우리는 더 이상 정치적으로 올바르기만 할 여력이 없다"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창궐을 비롯한 중동의 혼란은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야기한 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바마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미국 외교정책을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은 이전보다 안전하지 못한 나라가 됐다"며 "그가 이 결정을 진심으로 후회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버니 샌더스(민주당 경선 주자)가 지적한 그의 형편없는 직간과 판단력이 오늘 날 풀리지 않는 재앙을 촉발했다"며 "죽음, 파괴, 나약함이 힐러리 클린턴의 유산"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의 유산이 미국의 유산이 될 필요는 없다"며 "우리가 문제를 조성한 똑같은 정치인들에게 계속 의지한다면 이런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트럼프는 "우리와 경쟁자들의 계획 중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우리는 미국을 우선시할 거란 점"이라며 "글로벌리즘(globalism)이 아닌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이 우리의 신조"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을 우선하는 정치인들이 우리를 이끄는 한 다른 나라들도 미국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7년 모든 게 바뀐다. 미국인들이 다시 한번 우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말 행사에서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힐러리는 꼭두각시"…새로운 무역, 이민, 안보 정책

트럼프는 미국 내에서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 인해 흑인·히스패닉 등 유색 인종의 빈곤율이 늘고 가계 소득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제조업 무역 적자, 국가 부채 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힘을 가진 세력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정치경제 시스템을 조작해 왔다며 "나는 미국 재건에 필요한 수백 만 개의 새 일자리와 수조 달러의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개혁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클린턴)는 이들의 꼭두각시다. 그들이 배후를 조종한다. 힐러리 클린턴의 메시지로는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며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이 목소리를 잃었다. 내가 당신의 목소리"라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또 "난 미국의 일자리를 되찾아 올 것이다. 기업들이 다른 나라로 옮겨가 직원을 해고하도록 놔두지 않겠다"며 "반면 나의 경쟁자는 중산층을 훼손한 무역 협정을 사실상 모두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이 "일자리를 없애는 한국과의 무역 협정을 지지했다"며 "난 우리 근로자에 피해를 주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약화시키는 어떠한 무역 협정도 절대 체결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갱단과 폭력을 막기 위해, 마약이 우리 사회에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거대한 국경 장벽을 세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를 배려하고 인정을 베풀겠지만 내가 가장 동정하는 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이라며 "클린턴은 과도한 사면, 이민, 무법을 제안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ISIS(IS의 다른 명칭) 격퇴와 이슬람 테러 박멸이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동맹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이 더 이상 쓸모 없다고 말해 왔다. 테러를 적절하게 다루지 못했고 회원국 다수가 자신들 몫을 지불하지 않았다"면서도 나토가 새 테러대응 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증된 검증 방법을 구축할 때까지 테러리즘으로 위태로운 상태인 나라들로부터 이민받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대선 여정 개시

트럼프는 "아이들을 위한 꿈을 꾸는 모든 부모들에게, 미래를 꿈꾸는 모든 아이들에게 오늘 밤 이렇게 말하고 싶다"며 "내가 당신과 함께 한다. 당신을 위해 싸워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오늘 밤 나는 약속한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국을 다시 자랑스럽게, 다시 안전하게,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의 연설을 마지막으로 공화당은 나흘 간의 전당대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트럼프는 부통령 후보 마이클 펜스 인디애나 주시사와 함께 대선 여정을 시작한다.

민주당은 오는 25~2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이후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3개월여 간 한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친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초박빙이라 대선 결과는 예측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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