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설득·부지 비용 '부담'에 매입 절차도 복잡

▲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를 경북 성주 성산포대에서 성주군 내 다른 곳으로 변경한다고 밝힌 지난 29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한 도로에 롯데스카이힐 성주 골프장 안내판에 부착돼 있다. 롯데스카이힐 성주 골프장은 국방부가 밝힌 제3후보지역 중 하나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를 놓고 경북 성주군 내 다른 후보지 3곳에 대한 평가 작업에 돌입했지만, 지역 주민 반발과 부지 매입 비용·절차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한·미 공동실무단은 지난 29일부터 성주군 내 다른 후보지 3곳에 대한 현장실사 등 부지 가용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들 후보지는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성주CC),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이다. 이 가운데 국방부 자체 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염속봉산, 까치산 2곳을 제외하면 성주골프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성주골프장은 해발 680m로 기존 후보지인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300m 가량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 산 정상에 가깝지만 골프장 부지여서 경사가 심하지 않고 평지에 가깝다.

성산포대 면적(11만6584㎡)보다 15배 이상 넓은 178만㎡로, 이 중 96만㎡가 골프장이고 나머지 82만㎡는 임야로 알려져 있다. 더 높고 넓은 데다 평평하기 때문에 군사 시설이 들어오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인근 김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성주골프장은 북서쪽으로는 김천시 농소면·남면 등과 1.5~5㎞ 정도 떨어져 있고, 김천시 율곡동 혁신도시와는 7㎞ 떨어져 있다.

이에 김천에서도 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가 꾸려졌고, 반대 시위도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천투쟁위는 오는 1일에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반대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천 시민들의 양해를 구한다 해도 부지 매입 비용과 절차 등이 남아 있다. 성주골프장 부지 시세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롯데가 지난 2008년말∼2009년 700억원대에 골프장을 인수했고 현재 시세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당장 예산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고,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문제이기에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지 매입 절차 역시 간단치 않다. 성산포대의 경우에는 군 소유였기 때문에 별도의 매입 비용이나 행정적 절차가 복잡하지 않았지만, 성주골프장의 경우 사유지인 만큼 정부가 이를 매입한 뒤 용도변경 등 행정 절차를 거쳐 미군 측에 공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가 성주골프장 부지를 전부 매입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부분 매입 가능성과 함께 토지 맞교환 방식 가능성도 제기된다.

토지 맞교환은 국유지·군유지 등을 사유지와 교환하는 것으로 비용이나 절차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한 계약 방식이다. 성주골프장을 기존의 다른 국유지나 성주군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 등과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롯데 측이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검찰 수사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갈수록 난처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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