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스 대통령 "언제나 공평한 입장 취해 중개역 해준 美 감사"

▲ 콜롬비아정부와 반군대표단체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평화협정 서명을 위한 카르타헤나의 축하 행사장 앞에서 26일(현지시간) 많은 사람들이 흰옷을 차려입고 기다리고 있다. 50년동안의 내전을 끝내고 평화를 되찾는 이 행사에는 존 케리 미국무장관과 바티칸 외무장관등 수많은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사진=AP/뉴시스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무장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6일 오후 4시 50분 (현지시간) 50년만에 내전 종식을 알리는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콜롬비아와 FARC는 지난 8월 24일 쿠바 아바나에서 휴전 및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한 후 최종 서명 절차를 남겨둔 상태였다.

26일 오후 콜롬비아 서부 카리브해 연안 항구도시 카르테헤나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서명식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티모첸코'란 가명으로 알려져 있는 FARC 최고지도자 티모레온 히메네스가 참석했고 많은 축하객들이 몰려들었다.

이곳 중앙 정원에는 하얀 깃발이 내걸렸고 수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흰옷을 입고 있었다. 정부 관리들은 기념식 참석자들을 초청하면서 평화의 상징으로 흰옷을 입도록 권했다.

반군 게릴라 출신의 레온 발렌시아는 "마치 신생아의 탄생을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옛날의 첫 사랑을 다시 만난 것 같이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 날 서명식 직전에 존 케리 국무장관등 미국의 축사 사절단을 맞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그 동안 콜롬비아 정부의 어려운 평화협상 과정에서 언제나 "공평한"입장을 취하며 중개역을 해준 미국정부에 대한 찬사를 했다.

케리 장관은 산토스 대통령의 평화협상 노력의 성공을 축하하면서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을 크게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단 합의에 이른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국민에게 그 결과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티칸 특사로 참석한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콜롬비아가 기독교적 가치인 대화와 용서로 수십년간의 혈전을 끝내고 평화협정에 서명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서명식 전날 카르타헤나의 성피터 클라베르 성당에서 가진 정오 미사에서 그는 축사를 했다. 이 성당은 카르타헤나에 도착한 수십만명의 흑인 노예들에게 평화와 축복을 해주었던 17세기 예수파 사제의 이름을 딴 교회로 사제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이다.

파롤린 추기경은 콜롬비아는 인간이 모든 고통을 극복하고 자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준 귀감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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