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규칙을 무시한 최악의 퍼포먼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국회 연설 중 자위대 등에 경의를 표하자며 기립박수를 유도해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단체로 기립박수를 친 것에 대해 27일 야권이 항의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야권의 항의에 자민당은 "자연 발생적인 것으로 사전에 합의하지는 않았다"라고 해명하는 한편 "(기립박수로 인해) 회의가 일시적으로 중지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라고 인정했다. 자민당은 또 아베 총리에게도 야당 측의 비판에 대해 전달하기로 했다.
자민당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중의원 의원은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단에게 "나도 놀라서 그만 일어나고 말았지만, 그건 아니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의회 등에서 (기립박수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왠지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아베 총리는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북한의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위협, 동중국해의 상황 등 안보 환경의 엄중함을 강조한 뒤 "우리나라의 영토, 영해, 영공을 단호히 지켰으며, 단호하게 지켜낼 것을 맹세한다"라고 말하자 자민당 의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그러자 자민당 의원들도 단체로 일어나 박수를 쳐 연설은 20초 가까이 중단됐다.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이 "착석하세요"라며 들뜬 장내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회의 직후 민진당의 한 간부는 "품위가 없다. 국회의 규칙을 무시한 최악의 퍼포먼스"라고 비판했다. 공산당의 한 간부도 "이십년 넘게 국회에 있었지만, 그런 광경은 처음봤다. 기분 나쁘다"라고 말했다.
바바 노부유키(馬場伸幸) 일본유신회 간사장도 "좀 이상한 광경이다"라고 우려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생활당 대표도 "이상한 광경이다"면서 "지금까지도 일본 국회에서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북한이나 중국 공산당 대회 같아 불안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니카이 토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총리에 대한 신뢰가 그런 형태로 표현됐다"면서 "연설에서 박수를 치거나 야유를 보내는 것은 흔한 일이다"라며 문제삼지 않았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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