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경제팀 김수정 기자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이번엔 치약이라고요?"

치약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검출된 기사에 "도대체 무엇을 믿고 써야하냐"는 반응으로 도배가 됐다. 이러다 모든 화학제품으로 불신이 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에도 식약처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공론화된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앞으로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아모레퍼시픽이 제조한 메디안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알려진 CMIT·MIT 성분이 0.0022~0.0044ppm 검출되면서 부터다. 지난 26일 식약처는 이 사실을 알리고 소비자에게 제품을 환불할 것을 권했다. 식약처가 메디안 치약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것을 인지한 것은 아모레퍼시픽이 자진 회수를 통보한 26일이다. CMIT·MIT 성분이 검출된 메디안 후레쉬 포레스트치약이 출시된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다.

치약은 의약외품이기 때문에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 제조업체가 어떤 원료를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겠다고 신고하면 식약처가 허가를 해주는 식이다. 식약처에서 허가한 제품만 출시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관리 시스템도 치약에 사용하면 안되는 보존제가 들어있다는 것은 잡아내지 못했다. CMIT·MIT 성분이 검출된 원료를 다른 회사로부터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생겼는데도 지금까지 식약처가 발표한 해명에는 관리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말은 없다. 식약처는 "제품 내에 잔류될 수 있는 양은 0.0044ppm으로 유럽 기준(15ppm)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안전하다"면서 "CMIT·MIT는 화장품 및 의약외품 중 씻어내는 제품에는 15ppm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등의 기준에 근거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여기에 한술더떠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미원상사에서 원료를 공급받은 기업들 명단을 공개하고 제품명은 밝히지 않아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기업들 역시 해명자료를 내고 치약·가글제품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더 복잡해졌다. 식약처는 원칙대로 제조했는지 기업들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전수조사도 좋지만 관리체계부터 다시 점검해야하지 않을까. 기업들 역시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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